[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유언비어를 처벌하는 법조항은 없다." 경찰청 사이버범죄대응과의 답변은 의외였다.
정부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괴담유포 엄단 방침을 밝혔다. 그런데 경찰청 담당 부서는 유언비어 처벌 조항이 없다고 말했다. 형법 제314조의 업무방해죄, 정보통신망법 제70조의 명예훼손죄가 있지만 엄밀히 말하면 유언비어 처벌 조항으로 보기는 어렵다.
관련 법조항도 모호한데 괴담 엄단 방침부터 꺼내든 것을 어떻게 봐야 할까. 정부 대응에 의문이 남을 수밖에 없다. 경찰청에 실제 접수된 괴담 의혹 사건도 거의 없는 상태다. 경찰청은 2건의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1건은 병원에서 고소한 사건이고 나머지 1건은 일반인이 112로 신고한 사건이다. 그나마 처벌 대상이라고 단언하기도 어렵다. 법에 저촉되는지 객관적으로 확인을 한 뒤에야 수사에 착수할 수 있다는 게 경찰청 설명이다.
괴담 때문에 국민 불안이 확산된다고만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메르스는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다. 국민은 정보에 목이 말라 있다. 정부가 메르스 환자가 다녀간 병원 이름도 공개하지 않는 상황에서 국민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황당무계한 괴담에 휩쓸릴 만큼 한가하지도 않다.
국민 불안을 가중시키는 주체는 '괴담'이 아니라 총체적 무능을 보여주는 보건당국 아닌가. 3차 감염자는 없을 것이라고 하지 않았나. 하지만 3차 감염자가 발생했다. 앞으로 확진환자가 얼마나 더 늘어날지 장담하기 어렵다. 확진환자는 이미 세계 3위로 올라섰다.
세월호 침몰 사고 때 '가만히 있으라'는 말만 철석같이 믿었던 우리 아이들이 어떻게 됐는가. 정부는 메르스 사태 때도 다시 국민에게 '안심하라'고만 하고 있지는 않은가. 더 이상 괴담 뒤에 숨어 자신의 무능을 감출 게 아니라 국민의 믿음을 되찾을 질병관리시스템 복원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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