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일본의 1·4분기 경제성장률 확정치가 예상을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경제가 지난해 4월 단행된 소비세 인상 여파에서 빠르게 벗어나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
8일 일본 내각부는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1%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 0.7%를 웃돈다. 내각부가 지난달 20일 내놓은 1분기 성장률 속보치(0.6%)보다 0.4%포인트나 상향 조정된 것이다.
연율 기준 1분기 성장률 확정치는 3.9%로 이 역시 전망치 2.8%를 1%포인트 이상 웃돌았다. 내각부가 지난달 발표한 연율 기준 1분기 성장률 속보치는 2.4%였다.
1분기 최종 성장률이 속보치보다 크게 상향 조정된 것은 설비 투자 확대, 소비 증가 등 빠른 내수 회복 때문이다.
기업들의 1분기 설비투자는 전분기 대비 2.8% 늘면서 속보치 0.4% 증가에서 상향 조정됐다. 시장 예상치 2.4%도 넘어섰다. 지난해 3분기까지만 해도 감소세를 기록했던 설비투자는 지난해 4분기 '제로 성장'을 기록한 뒤 올 1분기에 큰 폭으로 올랐다. 1분기 개인 소비 역시 0.4% 증가하면서 3분기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
GDP 증가에 대한 내수의 기여도는 1.1%포인트였고 순수출 기여도는 -0.2% 포인트였다. 수출이 갉아먹은 성장률을 내수가 되돌려 놨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시장에서는 이달 초 재무성이 발표한 일본 기업들의 설비투자액이 많이 늘어난 점을 들어 1분기 성장률 확정치가 큰 폭으로 상향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일본 기업들의 1분기 설비투자액은 13조1294억엔으로 2008년 1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일본 경제는 지난해 4월 소비세를 5%에서 8%로 올린 뒤 소비부진에 따른 성장둔화의 후유증을 겪어왔다. 이에 따라 일본의 성장률은 지난해 2~3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공식적인 침체에 빠졌다. 이후 지난해 4분기 0.3%로 반등에 성공한 뒤 올 1분기에 큰 폭의 성장세를 나타낸 것이다. 미국 CNBC 방송 등 외신들은 일본 경제가 소비세 인상 후유증을 예상보다 빠르게 극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7일(현지시간) 독일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회의에 참석한 가와무라 야스히사(川村泰久) 외무성 대변인은 "일본 경제가 확실한 성장 궤도에 진입했다"면서 자신감을 나타났다.
한편 GDP와 함께 이날 발표된 일본의 4월 경상수지는 1조3264억엔 흑자를 기록했다. 저유가에 따른 원유 수입 증가세 둔화와 해외 투자 확대로 인한 이자 소득 증가 덕분이다. 이로써 일본은 10개월 연속 경상수지 흑자 행진을 이어왔다. 다만 이같은 흑자 규모는 시장 예상치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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