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SK증권은 5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반기를 든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에 대해 '행동주의 투자자'의 행보라고 판단했다.
이은택 SK증권 연구원은 "엘리엇은 폴 싱어가 이끄는 투자단체로 10대 행동주의 투자자에 꼽히는 세력"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1944년생인 폴 싱어는 유대인으로, 순자산이 19억달러나 되는 부자"라며 "부실 국채를 인수한 뒤 남미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펼쳐 큰 이익을 거둔 것으로 유명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행동주의 투자자와 관련, "대부격인 넬슨 펠츠(트라이언 CEO)는 '시장은 이미 너무 효율적이다. 그래서 우리는 주가가 어떻게 움직일지 가늠하는 대신, 주식을 산 뒤 기업을 최상으로 바꾼다. 그것이 우리 목표다'라고 말했다"며 "행동주의 투자자 전략은 이사회에 자기 멤버를 넣거나 교체를 요구하는 행위가 가장 빈번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소니(SONY)의 사례를 제시했다. 2013년 5월 미국계 헤지펀드 서드포인트의 대니얼 롭 대표가 6.5% 지분을 확보한 후 소니 엔터테인먼트의 분사를 요구했지만 그 해 8월7일 이사회가 만장일치로 분사를 거부했고 이 사이 주가가 출렁인 사건을 말한다.
이 연구원은 "대니얼 롭은 이사회가 불과 20여일 남은 상황에서 지분을 9.4%까지 확대했다고 공시했고 투자자 심리는 흔들렸다"며 "분사 무산 소식에 주가는 급락했다"고 말했다. 이어 "서드포인트가 언제 주식을 매도했는지 알 수 없지만 그 해 말 소니 주주 명부에서는 이미 그들의 이름이 사라진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엘리엇은 전날 경영 참여를 목적으로 삼성물산 지분 7.12%(1112만5927주)를 장내에서 매수했다고 보고하면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선 "삼성물산 가치를 상당히 과소평가했을 뿐 아니라 합병 조건 또한 공정하지 않아 삼성물산 주주의 이익에 반한다"고 밝혔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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