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글로벌 증시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개최를 앞두고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에 몸을 움츠리고 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연내 금리인상 시사 발언을 한 이후 미국 금리인상이 임박하고 있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시장은 2년만에 '긴축발작(taper tantrum)'이 재현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여있다. 지난 2013년 5월 버냉키 전 연준의장의 테이퍼링 시사 발언 이후 나타났던 신흥국 증시는 통화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와 함께 급락했다. 이 버냉키 쇼크가 되풀이될지 모른다는 공포심리가 국내외 증시를 긴장시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 일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FOMC가 시장 긴장감을 최소화시키면서 유동성 장세를 서서히 전환시킬 것이라는 점에서 지나친 공포감에 휩싸일 필요는 없다는 분석이 대세다. 또한 FOMC 의장이 지속적으로 시장과 소통을 위해 노력하면서 절충점을 찾고 있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무작정 정책을 밀어붙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글로벌 증시에서 FOMC의 역할은 '정의(justice)' 카드로 표현할 수 있다. 여기서 정의는 균형과 중용을 찾기 위해 저울을 들고 권력의 상징인 검을 들고 있는 로마의 여신, 유스티치아(Justitia)의 모습을 하고 있다. 법원 건물에 그려진 정의의 여신상의 모델이 된 여신이다. 그리스 신화에서는 디케(Dike), 이집트에서는 마아트(Maat) 신으로 불리며 공통적으로 저울을 들고 있다.
천칭저울을 든 정의의 여신은 원래 선악을 판단하는 신은 아니다. 저울은 경제적인 정의를 다룰때 주로 사용됐다. 이미 고대 이집트 문명 등 수천년전부터 시장에서 양에 물을 잔뜩먹여 무게를 속여파는 등 시장질서를 혼란시키는 경제사범이 많았고 근대 3대버블 중 하나인 튤립버블 사건 등으로 유럽 전체 경제가 흔들린 경우도 있었다. 정의의 여신이 들고 있는 저울과 칼은 이러한 혼돈 속에서도 최선의 정책을 통해 가장 바람직한 중용의 도를 찾겠다는 목표의식이 들어있다.
현재 FOMC의 저울 위에는 기준금리와 경기가 함께 놓여있다. 양축이 평형을 이루며 치우치지 않아야 세계 경제와 증시의 성장이 이상적으로 이뤄진다. 지금까지 저금리를 통해 경기개선세가 강해진만큼 이제 다시 금리로 이를 안정화시켜 평형을 이루기 위한 작업에 들어가면 저울은 평형을 찾기 위해 흔들릴 수밖에 없다. 전세계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므로 최근 통화정책 정상화라는 화두 속에 나타난 시장의 가격조정은 앞으로 높아질 금리에 대한 적응과 연초 이후 랠리를 펼친 업종들에 대한 차익실현이 중첩돼 선제적으로 나타난 결과로 해석된다. 지난주 국내증시의 조정 속에서도 화장품과 헬스케어 등 주도업종의 하락폭이 시장대비 크지 않은 것은 아직 시장 주도업종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확신은 살아있다는 증거다. 금리인상에 대한 두려움이 아주 광범위하게 퍼진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박정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재닛 옐런 연준의장의 연내 금리인상 시사 발언은 경기회복세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을 다소 해소시키기위한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미국 및 전세계 경기회복세에 대한 기대감이 너무 약해져 경기방향성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다시 한쪽으로 쏠리면 연준이 의도했던 통화정책 정상화 및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상승도 원활치 않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이어 "따라서 경기방향성에 대해 미리 시장에 신호를 보내주면서 상반기 경기부진에 대한 과도한 해석을 사전에 차단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정의의 여신'의 선택을 좀더 지켜보며 투자전략을 가다듬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번 FOMC를 앞둔 경계상황은 매우 제한적 형태의 충격만 줄 것으로 보이고 코스피의 1차 조정은 6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2070선 내외가 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국내 증시의 펀더멘탈이 강화되고 있고, 정책 기대감도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조정을 적극적으로 이용한다면 주도업종에 대한 비중을 늘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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