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가 1억1440만원으로 2008년 대비 63.9% 폭락, 8억원 이상은 딱 1개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최고 20억원을 넘었던 이른바 '초고가 회원권'이 이제는 자취를 감췄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13일 발간한 '레저백서 2015'에 따르면 8억원을 초과하는 골프회원권은 2008년 4월 13개에서 올해는 딱 1개가 남았다. 남부(13일 현재 8억4000만원)다. 6000만원 미만의 초저가는 반면 같은 기간 18개에서 46개로 급증했다. 회원권의 가치가 접대와 시세 차익을 노리는 투자에서 개인의 이용과 실질적인 혜택으로 이동하면서 거품이 빠졌기 때문이다.
회원권 평균가 역시 2008년 4월 3억1700만원에서 지난달 1억1440만원으로 63.9%나 폭락했다. 수도권이 -69.2%로 하락폭이 가장 컸고, 충청권 -55.7%, 강원권 -51.7%, 호남권 -26.5% 등이다. 영남권이 오히려 2.5% 상승했다는 게 이채다. "골프붐이 이어지면서 골프인구가 여전히 풍부하다"는 분석이다.
가격대별 비중은 8억원 이상 0.8%, 3~5억원 5%, 6000만원~3억원 미만 55.9%, 6000만원 미만 38.3%의 분포도다. 과거 일본 골프장이 걸었던 경로와 비슷하다. 1000만엔 이상 고가는 1990년 2월 83.3%에서 2013년 2.3%로 급감했고, 100만엔 미만 저가는 0%에서 81.2%로 대폭 증가했다. 서천범 소장은 "회원권의 투자 가치가 사라지면서 하락세가 지속되고 저가권의 비중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가 총액은 이미 '반토막'이 난 상황이다. 회원권 값에 회원 수를 곱한, 이를테면 회원권시장 전체의 자산 규모다. 2008년 30조8900억원에서 지난해는 15조64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7년간 15조2500억원이 허공으로 날아갔다는 이야기다. 2010년 '반짝 상승세'를 보인 게 마지막 호황이었다. 글로벌 금융 위기에도 불구하고 신설골프장이 급증하면서 공급 과잉이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더 큰 문제는 회원제의 경영 악화에 가속도가 붙고 있는데다가 입회금 반환사태 등 사상 초유의 악재들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회원제의 붕괴라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예전에는 95% 이상의 주류였던 회원제가 지금은 60%로 떨어진 이유다. 전문가들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퍼블릭으로 속속 전환하는 추이라 향후 30% 이하까지 하락할 것"이라며 "소수 정예의 프리미엄급으로 재편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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