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홍지사가 이런 저런 자료 가져왔다"면서 "수사는 순조롭고 홍 지사에게는 하고 싶은 말을 충분히 듣는 과정"
[아시아경제 박준용 기자] 검찰이 홍준표(60) 경남도지사를 8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17시간 동안 고강도 조사를 마쳤다.
전날 9시54분께 출석해 이날 오전 3시20분께 검찰청사를 나선 홍 지사는 충분히 소명했느냐는 질문에 "최선을 다해서 했습니다. 부족한 부분을 차후에 다시 소명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과 의원회관에서 만난 적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대답 없이 승용차에 올라타고 청사를 빠져나갔다.
성 전 회장의 정계로비의혹을 수사하는 검찰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대전지검장)은 홍 지사를 상대로 금품 수수혐의를 집중 추궁했다. 손영배 부장검사(서울북부지검 형사5부장)가 주도해 검사 1명과 계장 1명이 보좌한 채로 조사를 진행했다.
검찰은 홍 지사를 서울 고등 검찰청사 12층에서 이혁 변호사 입회 하에 조사했으며 조사는 주로 혐의에 대한 소명을 충분히 듣는 절차로 진행됐다. 또 홍 지사는 여러 서면 자료를 제시하며 자신의 혐의를 벗고자 했다.
검찰 관계자는 "홍지사가 이런 저런 자료 가져왔다"면서 "수사는 순조롭고 홍 지사에게는 하고 싶은 말을 충분히 듣는 과정"이라고 전했다.
홍 지사는 2011년 6월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 경선 때 성 전 회장 측으로부터 1억원을 전달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는 성 전 회장이 검찰 수사를 받다 사망하며 남긴 인터뷰와 메모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검찰은 그를 소환하기 앞서 "1차적으로 확인이 필요한 사항 모두에 대해 확인했다. 수사의 목적은 기소"라면서 홍 지사의 금품 수수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였다. 성 전 회장의 돈을 홍 지사에게 전달했다고 알려진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을 네차례 소환해 그의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 조사에서 윤 전 부사장은 성 전 회장으로부터 1억원을 받아 의원실 관계자에게 전달한 정황을 구체적으로 증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사 출신인 홍 지사는 검찰 수사를 강하게 비판해왔다. 그는 6일 기자간담회에서 "(돈을 전달했다는) 윤 전 부사장은 한 달 동안 검찰의 관리통제에 있었으며 사건 초기부터 적극적인 협력자"라고 언급했다. 검찰이 윤 전 부사장의 진술을 조정해 자신에게 옭아매는 '올무'를 만들려한다는 지적이다.
검찰은 홍 지사의 진술을 토대로 그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기소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박준용 기자 juney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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