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주말경영섹션 '위클리 비즈'를 참 좋아한다. 경영자도 아니면서 세계 기업의 최고 경영진과 경제경영 대가들의 이야기가 그렇게 흥미로울 수 없다. 꽤 오랜 기간 이 섹션의 애독자로 살아오면서 생각의 틀과 시야가 많이 넓어지기도 했다. 물론 내가 하는 일에도 상당히 다양한 영감을 끼치고 말이다.
오랜 기간 정체성 혼란을 겪지 않고 꾸준히 그 자리를 지키는 편집장님의 책들도 그래서 가장 좋아하는 책들 중 하나다. 그 분의 올 신간 '단(單)''버리고, 세우고, 지키기'를 읽었다. 복잡하고 불확실하고 애매모함 투성이의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반드시 깊게 생각해야 할 부분 '단순함'에 대해 짚어주고 있다. 이 '단'(버리고, 세우고, 지키기)을 내가 하는 일, '가정경제관리'에 접목하여 이야기하고 싶다.
우선 국가경제, 기업경제가 아니라 가정경제라 명하였다. 100세 시대 한 개인, 한 가정의 영속성을 위해서는 국가, 기업의 영속성을 위해 계획과 관리, 평가가 필요하듯 가정경제 또한 그것이 필요함을 강하게 역설하고 싶어서이다.
가정경제관리에 있어서 첫째, 버려야 할 것은 무엇일까? 낡은 생각, 살던 대로 살게 내버려두는 고착화된 습관을 버려야 한다. 삶이 변했는데도 그 변화가 나에겐 해당이 되지 않을 것처럼 행동한다. 두려워서 애써 외면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인지는 하고 있지만 변화에 대응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잘 모르기 때문일 것이다. 혹은 방법을 안다 하더라도 과거의 습관이 너무 고착화되어 쉽게 버려지지 않아서일 것이다. 어떤 이유이건 간에 변화에 대응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다면 현재의 틀을 강력히 버릴 필요가 있다.
둘째, 무엇을 세워야 할 것인가? 가정경제관리의 원칙과 기준을 세워야 한다. 그 원칙과 기준은 이러한 것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가족이 함께 (부부, 자녀(중학생 정도 이상의 자녀라면) 모두) 가정경제관리의 여러 부분을 공유하고 이야기한다.
둘째, 소득과 지출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마련하여 관리하고 평가한다.
셋째, 명확한, 그리고 달성 가능한 재무목표를 수립하고 그 목표 달성을 위해 현재의 소득 중 일부를 저축, 투자한다.
넷째, 재무목표 달성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한다. 즉 중장기 이상의 재무목표 달성을 위해서 투자를 하되 건강한 투자를 위한 자신만의 원칙과 기준을 명확히 세운다.
다섯째, 매년 평가한다. 총 소득에서 총 지출과 총 저축의 밸런스를 확인하고 매년 순 자산 증가 정도를 확인한다. 재무목표 진척상황을 확인하고 재무목표 수정 가능성 등을 체크한다. 그리고 새로운 한 해를 위한 가정경제의 일 년 목표를 세워본다.
마지막으로, 버리고 세우기를 바로 했다면 무엇을 지키면 될까? 명확하다. 바로 버리고 세운 것, 그것을 지키면 된다. 지속 발전하고 건강한 가정경제관리를 위해 버리고 새롭게 세웠다면 그것을 주기적으로 평가하고 반성하면서 이를 잘 지키는 노력을 하면 되는 것이다.
생각보다 참 단순하지 않은가? 완벽함이란 더 이상 보탤 것이 없을 때가 아니라 더 이상 뺄 것이 없을 때 이루어진다고 하였다. 불필요한 것은 모조리 버리고 오직 핵심만 남겨 놓자고 그 책의 저자는 이야기하고 있다. 가정경제관리에 있어서 우리가 반드시 생각해봐야 할 대목이다.
박원주 행복가정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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