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1년 당기순손실 78억원..활로 찾기 쉽지 않아
[아시아경제 이장현 기자] 온라인 펀드 판매 플랫폼인 펀드슈퍼마켓이 적자늪에 빠졌다. 적자로 줄어든 자본금을 메우고 사업 확장을 위해 증자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업계 이견으로 험로가 예상된다.
2일 금융투자업계와 펀드슈퍼마켓을 운영하는 펀드온라인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펀드온라인코리아는 6억8700만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78억60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78억7700만원이었다. 설립 당시 자본금 218억원은 1년 만에 129억3600만원으로 줄었다.
펀드온라인코리아는 온라인 플랫폼 특성상 설립 초기 전산설비와 소프트웨어 개발에 대규모 비용을 투입했다. 한 해 전산운용비만 8억5000여만원에 이른다. 40여명의 임직원에 대한 급여 30여억원도 부담스럽다. 반면 지난해 펀드 판매로 얻은 수수료 수익은 2억2300여만원에 그쳤다. 수수료로 벌어들인 돈보다 예치금 이자 등 금융기관으로부터 얻은 이자 수익(4억6000여만원)이 더 많았다.
펀드온라인코리아는 '갑을(甲乙)관계'일 수밖에 없는 전통적인 판매사와 운용사 틀에서 벗어나 고객과 운용사를 직접 연결하자는 취지로 지난 2013년 41개 자산운용사가 회사 규모별로 3억~10억원씩 분담 출자해 설립됐다. 설립 초기 선진국형 펀드 판매 플랫폼으로 주목받았지만 기존 판매채널과 경쟁에서 이렇다 할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확충하고 채널영업과 광고에 집중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보고 있다. 펀드온라인코리아도 이 점을 고려해 운용사들과 자구책을 논의하고 있다. 증자를 한다면 회사 규모별로 차등 분담했던 출범 초기 기준을 따를지, 1년 간 펀드슈퍼마켓을 통해 판매된 규모에 따라 차등할지 폭넓게 업계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그러나 운용사별로 입장차가 있어 쉽사리 결론이 나진 않을 전망이다. 중소형 운용사는 초기처럼 대형사가 증자분을 더 부담해달라는 눈치지만 대형사 일부에서는 지난해 판매량을 고려해야한다는 시각도 있다.
자산운용사 고위관계자는 "은행 업무는 인터넷과 모바일로 보면서 펀드를 가입할 때는 대다수가 영업점을 방문하는 현 문화가 쉽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며 "공식적인 증자 제안이 오면 깊이 논의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펀드온라인코리아 관계자는 "펀드슈퍼마켓은 기간산업이니 만큼 초기에 투자비용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며 "시장에 안착하면 수익성이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장현 기자 insid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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