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관계자들 의견 반영 안돼"…영업비용·피로도 ↑
일부 대리점서 직원 이탈현상도
[아시아경제 권용민 기자] 28일부터 주말 휴대폰 전산개통이 가능해진다. 정부와 이동통신 3사가 주말 휴대폰 전산개통 재개를 결정하면서다. 하지만 관련비용에 대한 부담감과 업무로 인한 피로 탓에 알뜰폰 업계와 유통망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이날 업계에 따르면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운영하는 '번호이동 전산시스템'이 주말 개통을 시작하면서 알뜰폰 업계와 유통망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이들에게 있어 중차대한 변화지만 논의 과정에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영업비용이 증가한다는 점도 이들의 공통된 입장이다.
유통망은 주말에 전산을 개통하면 관련 비용이 모두 대리점주들에게 전가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빨간 날'까지 개통 업무를 진행하게 되면 직원들의 불만도 높아지는데다 주말 특근수당에 대한 부담감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한 대리점 관계자는 "주 5일제가 정착된 지 오래인데 유통업계 종사자들은 대한민국 국민도 아니냐"고 울분을 토했다.
실제로 일부 유통망에서는 직원들의 이탈현상도 일어나고 있다. 한 대리점주는 "주말 근무를 어떻게 돌릴지 논의하려하니 그만두겠다는 직원까지 나왔다"면서 "사람을 새로 뽑는 비용까지 들게 생겼다"고 토로했다.
알뜰폰 업계도 울상이다. 당장 알뜰폰 사업자들은 이통사들의 자회사인 SK텔링크와 KTIS, 대규모 유통업체인 이마트와 홈플러스 외에 주말개통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번호이동 전산시스템을 주말에도 열기로 합의한 뒤, 이들 사업자에게는 일방적인 사실 통보만 오갔다는 이유에서다. 알뜰폰 업계는 아무런 준비도 되지 않은채로 이날부터 주말 전산개통을 재개하게된 것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주말개통 재개로 상승세에 있던 알뜰폰 시장이 고전할 것이란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알뜰폰 사업자는 인력과 유통망이 절대적으로 취약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통사 주말 영업 재개로 상대적으로 알뜰폰 업체들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미래부는 이미 결정된 사안이라 번복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미래부 측은 "유통망들도 규모에 따라 찬성하는 매장이 있고 반대하는 매장이 있다"면서 "번호이동 전산 자체가 이통3사가 투자해서 만든 시스템이고, 의사결정 구조는 이통3사의 합의 구조로 돼있다"고 일축했다. 이어 "일반 대리점이나 판매점 뿐 아니라 알뜰폰 유통업자들도 많아 개별적으로 다 협의를 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산시스템은 지난 2011년 6월까지만 해도 주말에도 열려있었다. 하지만 지나친 시장 과열과 주 5일 근무제 도입을 이유로 중단됐다가 지난해 11월 초 '아이폰6 대란' 당시 잠시 열렸다가 닫혔다.
권용민 기자 festy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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