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한 소비지표…백화점ㆍ마트도 안가
소비패턴의 변화 . 소량ㆍ소액구매, 계획구매의 증가
작은사치, 셀프기프팅, 얼어붙은 소비 속에서 나타나는 또 다른 변화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몇년째 지속되는 소비 위축에 '불황형 소비 패턴'이 뚜렷해지고 있다. 소비자들이 쇼핑을 즐기는 시간이 줄었고 소량ㆍ소액구매의 판매만 늘어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불황형 소비가 내수 침체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 아닌 전체적인 구조의 변화라고 분석했다.
26일 유안타증권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소비자 심리지수는 2013년 10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105~109 사이를 유지했으나, 11월 103, 12월 101로 급락하며, 소비심리의 냉각을 반영했다. 지난 1월과 2월 지수는 102, 103으로 각각 전월 대비로는 소폭 상승했지만, 회복을 논하기엔 여전히 부진하다.
소매판매액(명목)의 전년대비 증감률은 2014년 10월 -0.3%, 11월 -0.2%로 2개월 연속마이너스를 기록했는데, 이 지표가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09년 4월 이후처음이다. GDP 계정의 민간소비 부문도 작년 2분기 이후 +1.5%미만에 머물고 있다. 한국 GDP 성장률이 +3%대 인 것을 고려하면, 소비는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의미다.
이는 국내 유통업체의 매출부진에서도 알 수 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대형마트의 경우 2012년 2분기 이후 11개 분기 연속 분기 매출증감률이 마이너스권에 머물고 있으며, 백화점의 경우도 성장이 정체된 모습이다. 반면, 편의점의 매출은 집계가 시작된 13년 2분기 이후 +7~10%수준의 성장률이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판매점 형태별 결제 건수와 건당 결제액에서도 차별화가 뚜렷하다. 대형마트의 경우 이미 2011년부터 일인당 결제액은 성장이 정체됐고, 백화점의 경우도 2012년 이후 증감률이마이너스 전환했다. 일인당 결제액은 명목으로 계산되기 때문에 물가상승률을 고려할 경우 체감 하락 폭은 더 크다.
반면, 편의점의 경우 건당 결제액이 꾸준히 플러스권을 유지하고 있으며, 올 들어 담배가격이 인상되며 건당 결제액은 크게 늘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소비자들은 백화점이나 마트에 가는 것을 수고로움으로 느끼고 있다"며 "가봐야 살 돈이 없으니 가지 않는다라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계획구매의 증가도 크게 늘었다. TV 홈쇼핑의 경우 계획에 없던 물건을 사게 되는 경우가 많으며 구매의 결정이 충동적으로 일어나는 반면, 인터넷쇼핑의 경우 살 품목을 미리 정해놓고 검색을 한다는 점에서 계획된 쇼핑의 비중이 높다.
홈쇼핑 3사(CJ오쇼핑, GS홈쇼핑, 현대홈쇼핑)의 TV 취급고는 지난해부터 성장률이 크게 둔화됐다. 충동구매의 비중이 그만큼 낮아졌음을 뜻한다.
반면, 해외직구를 포함한 인터넷 쇼핑의 성장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홈쇼핑사는 최근 인터넷과, 모바일 비중을 높이고 있으며, 비록 무산되기는 했으나 CJ 오쇼핑의 티켓몬스터 인수 추진 등은 같은 맥락에서 이해 할 수 있다.
자신을 위한 선물을 준비하는 셀프 기프팅(Self-Gifting)도 소비트렌드의 변화다. 김 연구원은 "주말 오전 브런치나 고가의 디저트를 자신에 대한 위로로 느끼는 것"이라며 "사치의대상이 고가의 사치품에서 적은 돈으로도 사치를 즐길 수 있는 제품으로 이전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른바 립스틱 효과로 알려진 '작은 사치' 트렌드는 1인 가구의 증가와 초혼연령의 상승에 따라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소비패턴 변화는 일시적 현상이 아닌 구조적인 변화"라며 "백화점보다 아웃렛, 마트보다 편의점, 홈쇼핑보다 인터넷이나 직구, 꼭 필요한 대량구매는 인터넷에서 하는 트렌드로 바뀐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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