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우리 경제를 '불어터진 국수'에 비유하며 경제활성화 법안을 잡고 시간을 끄는 국회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23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우리 경제를 생각하면 저는 좀 불쌍하다는 생각도 든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부동산 3법도 작년에 어렵게 통과가 됐는데 비유를 하자면 퉁퉁 불어터진 국수"라며 "그걸 그냥 먹고도 우리 경제가 힘을 내서 꿈틀꿈틀 움직이면서 활성화 되고 집거래도 많이 늘어나고 했다. 그러면 불어터지지 않고 좋은 상태에서 먹었다면 얼마나 힘이 났겠는가"라고 했다.
박 대통령은 "그래서 우리 경제가 참 불쌍하다, 그런 불어터진 국수 먹고도 힘을 차리는 구나, 그래서 앞으로는 제때제때 그런 거 먹일 수 있도록 중요한 경제 활성화를 위한 법안들도 좀 통과가, 지금 뭐 1년 넘은 것도 많이 있지만 그래도 힘을 합해서 통과시키고, 우선 경제를 살리고 봐야 되니까…우리도 더욱 노력하고 그러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사소한 실수 하나가 정부 정책의 신뢰를 한 번에 훼손시키는 일에 대한 비유도 곁들였다. 박 대통령은 "정책에 있어서는 세밀함과 협업이 중요하다"며 "100 빼기 1은 99가 아니라 제로(0)라는 거죠. 말하자면 정책 취지는 좋지만 작은 실수 또는 정책 간의 상충이 정부 신뢰를 훼손하는 사례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정책 실행계획을 구체적으로 수립해서 부처 간 협업을 강화해서 정책 추진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돌발 요인이라든가 상충요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또 필요한 시뮬레이션도 충분히 해서 정책의 정합성을 유지하는 데 올해 각별하게 신경을 썼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런 취지에서 당정청 정책조정협의회 신설에 대한 기대감도 표했다. 박 대통령은 "당정청 협의를 더욱 체계화, 공식화, 정례화한 것은 의미가 큰 것"이라며 "이번 정책조정협의회 가동을 계기로 해서 당정청이 국정의 공동책임자라는 인식을 가지고 한몸처럼 움직여서 국민의 삶에 변화를 이끌어내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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