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넥슨과 경영권 분쟁 중인 엔씨소프트가 넷마블게임즈와의 동맹 소식에 장 초반 하락세다.
17일 오전 9시3분 현재 엔씨소프트는 전일대비 7000원(3.62%) 내린 18만6500원을 기록 중이다. 엔씨소프트 주가는 지난 10일 이후 6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엔씨소프트 주가는 넥슨과 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지난달 27일 이후 주가가 22만9000원까지 치솟았으나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지난 3주간 단 2.38% 상승하는 데 그쳤다. 같은 시간 도쿄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넥슨의 주가는 0.09% 오른 1071엔(약 9950원)을 기록중이다.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의 이번 동맹으로 넥슨과 엔씨소프트간의 경영권 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넥슨과 넷마블은 과거 온라인게임 '서든어택' 판권 연장 문제로 불화를 빚었던 적이 있다.
엔씨소프트는 이날 개장 전 사업 제휴 및 공동사업 추진을 위해 장외 시장에서 넷마블게임즈와 보통주 195만주에 대한 양수도 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양수도 가격은 주당 20만573원으로 모두 3911억여원이며 처분은 장외에서 이뤄진다.
이번에 처분하는 주식은 엔씨소프트가 보유한 자사주 195만8583주(8.93%)의 대부분에 해당한다. 전날 장종료 후에는 엔씨소프트가 3803억원 규모의 넷마블게임즈(넷마블) 주식 2만9214주를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엔씨소프트는 이번 넷마블 지분(9.8%) 확보로 방준혁 의장(35.88%), CJ E&M(35.86%), 중국의 텐센트(28%)에 이어 4대 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양사의 이번 주식스왑은 모바일 게임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넥슨의 경영개입 차단을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엔씨가 자사의 최대주주인 넥슨과 최근 경영권 분쟁을 벌여왔다는 점에서 이에 대응하고자 넷마블 측에 손을 내민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찬석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엔씨소프트가 가진 자사주를 백기사로 활용하는 모습"이라며 "넷마블이 이번 지분 인수로 엔씨소프트의 3대주주로 올라오면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경영권 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고 평가했다.
현재 엔씨소프트의 지분 구조는 넥슨 15.1%, 김택진 10.0%, 국민연금 6.9%으로 구성됐다. 넷마블게임즈는 이번 인수로 엔씨소프트의 3대주주로 등극하게 됐다.
한편, 엔씨와 넷마블은 17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열고 '협력체제 구축'과 관련한 공동 계획을 발표 예정이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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