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 전 국정원장 구속, 판결문 보니…"'안철수 룸살롱'·'문재인 관련 루머' 모두 국정원 심리전단 소행"
[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법원은 지난 9일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선거법 위반 혐의로 유죄를 선고하면서 법정 구속했다.
이와 함께 밝혀진 260쪽 가량의 항소심 판결문에 의해 국정원이 어떻게 조직적으로 대선에 개입했는지에 대한 행적이 드러났다.
국정원 심리전단은 대선 국면에서 중요한 시기마다 일반 네티즌 을 가장해 여론조작 여론몰이에 앞장선 것으로 밝혀졌다.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이 시작된 2012년 8월 25일부터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은 "문재인은 김대중, 노무현, 정동영과 비교해도 역대 최약체의 후보임에도 연전연승, 나머지 민통(민주통합당) 후보들 이 얼마나 수준이 낮은지, 또한 민통의 게임의 룰이 절대적으로 편향되었다는 점을 드러내준 거죠"라는 글 등을 리트윗 했다.
같은 해 9월 10일 박 후보는 인혁당 사건과 관련해 "두 개의 법원 판결이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과거사 인식에 문제가 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국정원 직원들은 박 후보를 옹호하고 박정희 전 대통령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보수 논객들의 글을 리트윗 하고, 직접 트윗도 올려 서로 리트윗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어 9월 16일 문 후보가 민주당 대선후보로 확정되자 국정원은 "노무현을 죽인 자가 바로 문재인이다. 노무현 비서실장으로 결국 부엉이 바위에 끌어올린 자는 문재인인 것이다" 등 비난 글들을 리트윗 해 확산시켰다.
국정원 심리전단은 당시 안철수 대선 후보가 대선 출마를 공식선언한 2012년 9월 19일쯤부터 안 후보를 비하하는데 집중했다.
특히 '안철수 룸살롱'이란 단어가 포털사이트 실시간 인기 검색어 1위에 오른 것은 국정원의 소행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안철수 대선 후보의 "룸살롱을 가보지 않았다"는 발언은 거짓말이라는 논란이 일었다. 그러자 국정원은 "안철수의 거품은 오래가지 못할 겁니다… 룸싸롱 같이 갔다는 증언이 어디 한두 명이어야 안 믿죠. 거짓말은 또 대박 잘해요" 등과 같은 보수 논객들의 트윗을 1주일 이상 리트윗 했다.
이에 대해 서울고법 재판부는 9일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이 노골적으로 안철수 후보를 비판하는 논객들의 트윗을 퍼날랐다"고 부정적인 선거개입을 인정했다.
또한 재판부는 "국민의 정치적 의사 형성과정에 개입해 이를 왜곡한 것이고, 국민의 합리적인 정치적 선택권 보장을 위해 정당과 정치인들에게 부여한 평등한 자유경쟁기회를 침해한 것"이라고 전했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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