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26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연말정산 논란 관련, 국민 입장에서 경제 담당 수석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며 서민들의 불편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대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연말정산 논란과 관련해 안종범 경제수석과의 질의응답을 통해 이 같은 뜻을 밝혔다고 민경욱 대변인이 사후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올해 연말정산 과정에서 국민들께 많은 불편을 끼쳐드려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전제한 뒤 "올해 연말정산시 많은 국민들이 예년에 비해 환급액이 줄거나 오히려 추가 납부하는 경우가 발생했는데 원인이 무엇인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안 수석은 2012년 9월 원천징수 방식을 '덜 내고 덜 돌려받는 방식'으로 바꾸고, 2013년에는 소득공제를 세액공제 방식으로 바꿨는데, 두 가지 정책 효과가 한 번에 나타나면서 생긴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작년 연말정산시 문제가 지적이 돼서 설명을 충분히 했다면서 올해는 어떻게 미리미리 대비를 하지 않았나"고 질책했다. 그러면서 "2013년 세법개정은 기존 소득공제 방식이 소득이 낮은 분들보다 소득이 높은 분들한테 더 혜택을 주기 때문에 이를 바로잡기 위해 세액공제방식으로 바꾼 것"이라며 "그런데 지금 중산층, 저소득층 근로자도 세 부담이 많이 늘었다는 지적이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안 수석은 "세액공제로 바꾸면 소득에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세금이 경감되므로 세부담의 형평성이 제고된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하지만 "다만 이러한 세제개편 과정에서 출생ㆍ입양공제, 6세 이하 자녀공제 등도 함께 개편됨에 따라 고소득층이 아닌 근로자분들도 일부 세부담이 증가한 측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설명을 들은 뒤 "그런 특정한 상황에 대해서도 법 개정 취지가 살아나도록 충분히 보완을 해서 손해를 보지 않도록 하겠다. 그런 말씀이죠"라고 물었고 안 수석은 "그렇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또 올해 연말정산 방식 변경으로 부담이 늘어난 일부 국민에 대해서는 분납할 수 있도록 한다고 했는데 어떻게 진행이 되고 있는지도 질의했다. 안 수석은 "지금 의원입법으로 법개정을 준비 중에 있다"며 "법개정이 2월 중에 이뤄진다면 환급받는 분들은 예정대로 환급 받고 추가 납부하시는 분은 3월부터 분납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국민들 어려움이 없도록 대책 마련에 각별하게 신경을 쓰시기를 바란다고 지시하며 "최근 주민세, 자동차세 인상 논란이 있는데 지자체와 어떤 협의가 진행되고 있고 지자체에서 어떤 요구가 있었는가"라는 질문을 다시 던졌다.
안 수석은 "주민세와 자동차세는 오랜 기간 동안 변동이 없었기 때문에 지자체들이 그간 지속적으로 현실화 해달라는 요구가 있었다"며 "따라서 관련 법안이 현재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데 국회의 논의결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과 안 수석 간 이 같은 질의응답 내용은 박 대통령이 청와대 내부 토론 과정도 국민에게 공개해야 한다는 의지를 표명함에 따라 이례적으로 공개됐다.
한편 박 대통령은 청와대와 국회, 정부 간 소통 역할을 맡도록 신설한 특보단과 관련해 여론을 청와대에 전하고 안의 분위기를 밖에 알리는 쌍방향 소통을 부탁하면서 수석들과도 많은 의견을 나눠달라고 주문했다. 또 격주로 열리는 수석비서관회의에도 가능한 참석해서 국정현안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개진해 주기 바란다고 말해 특보단의 수석비서관회의 참석 정례화 의지도 밝혔다고 민 대변인은 전했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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