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조직, 의도적으로 여러 명 태워 '쿵'…보험금 편취
외제 오토바이 이용해 수리비 부풀려 청구한 조직도 '덜미'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차량 한 대에 의도적으로 여러 명을 태워 고의로 경미한 교통사고를 일으켜 보험금을 타낸 보험사기단이 다수 적발됐다. 고가의 외제 오토바이로 고의 접촉사고를 일으키고 수리비를 부풀려 편취한 조직도 덜미를 잡혔다.
금융감독원은 다수인이 가담한 조직적 보험사기 기획조사를 진행한 결과 11개 보험사기 조직이 치료비 명목으로 26억원 상당의 보험금을 편취한 혐의를 적발했다고 21일 밝혔다.
금감원은 최근 3년 간 다수인 탑승 사고건을 중심으로 운전자, 탑승자 및 사고보험금 지급내역 등을 정밀 분석해 10개 보험사기 조직을 적발했다. 이들은 총 316건의 사고로 치료비 명목의 합의금 8억3000만원 등 18억8000만원의 보험금을 가로챘다. 일부 조직은 55건의 사고를 일으켜 4억1000만원의 보험금을 편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주범 10명, 주요 가담자 41명 등 사기 혐의자수는 총 51명이었다.
혐의자들은 주로 선·후배, 친구관계로 주범의 주도 하에 차량을 번갈아 탑승하며 고의 사고를 반복했다. 주범은 주로 가담자 모집과 차량운전, 보험금 합의 등을 담당했고 주요 가담자는 병원에 입원하는 역할을 맡았다. 일부 조직은 보험설계사가 개입된 정황도 포착됐다.
혐의자 중에는 20대의 비중이 컸다. 사기혐의자 51명 중 44명이 20대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3인 이상 다수인 탑승건은 전체 316건 중 161건으로 전체 사고의 절반을 차지했다. 1회 사고로도 타낼 수 있는 보험금이 일반사고의 3~4배에 이르고 탑승자는 과실에 관계없이 손해액 전액을 보상받을 수 있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금감원은 이 외에도 듀가티·야마하 등 고가의 외제 오토바이를 이용해 가벼운 접촉사고를 일으킨 후 수리비를 부풀려 청구하는 수법으로 보험금 7억3000만원을 편취한 조직도 적발했다.
이들은 정비업체 운영주와 지인 18명이 가해자와 피해자로 나눠 공모사고를 일으키는 방식을 사용했고 외제 오토바이의 부품가격과 공임 등 정비수가 산정 기준이 불명확하다는 점을 악용해 수리견적을 부풀려 청구했다.
금감원은 적발된 보험사기 혐의자를 수사기관에 통보하고 수사를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아울러 주의에서 보험사기가 의심되는 사고를 목격하거나 직접 피해를 입은 경우에는 보험범죄신고센터(금감원 콜센터 1332, http://insucop.fss.or.kr)로 적극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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