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의 여왕 드디어 LPGA투어 입성, 지금은 탬파서 '폭격 준비'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역전의 여왕' 김세영(22ㆍ미래에셋)이 세계무대에 첫 발을 내딛는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만화 같은 역전 우승 스토리를 만든 장본인이다. 2013년 롯데마트여자오픈 최종 4라운드 마지막 18번홀에서 우승 이글을, 국내 최대 상금규모의 한화금융클래식에서는 막판 17번홀(파3)에서 홀인원을 터뜨리는 드라마를 연출했다. 지난해 12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퀄리파잉(Q)스쿨 최종전 공동 6위로 올해는 LPGA투어에 진출한다.
통산 5승이 모두 역전우승, 그래서 '역전의 여왕'이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2013년 3승으로 공동다승왕, 지난해 2승을 더하는 일관성도 돋보인다. 무엇보다 자타가 공인한 장타자라는 점이 관심사다. 드라이브 샷 평균 비거리 부문에서 2013, 2014시즌 연속 1위(266.94야드, 264.71야드)다. 163㎝의 작은 체구라는 게 더욱 놀랍다. "빠른 스윙스피드가 동력"이라는 설명이다.
어릴 때부터 태권도로 다져진 기초체력이 밑받침이 됐다. 아버지가 태권도장을 운영해 4살 때부터는 아예 태권도장에서 살다시피 했다. 공인 3단, 초등학교 시절에는 선수까지 지냈다. 대다수 선수들이 숏게임과 퍼팅에 공을 들이는 것과 달리 드라이브 샷에 대한 남다른 가치관도 재미있다. "티 샷을 가장 많이 연습한다"며 "첫 샷이 잘 돼야 좋은 퍼팅 위치까지 갈 수 있다"는 확신을 곁들였다.
LPGA투어의 신인왕 경쟁이 그 어느 해보다 뜨겁다는 게 관건이다. 김세영과 함께 김효주(20)와 백규정(20), 장하나(23) 등 '국내 빅 4'에 세계 아마추어랭킹 1위 이민지(18)가 가세한 상황이다. 일단 국내와는 다른 투어 환경에 적응하는 게 급선무다. 미국의 서로 다른 코스와 잔디에 맞는 더 세밀한 코스매니지먼트가 필요하다.
"올해는 많은 것이 바뀌는 만큼 욕심 내지 않고 배워가는 단계로 여기겠다"는 각오다. "나이가 들어도 파워를 유지하면서 지금의 퍼포먼스를 꾸준하게 유지하고 싶다"는 김세영은 "US여자오픈에서 꼭 우승하고 싶다"며 "마지막 목표는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는 것"이라는 원대한 포부를 밝혔다.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에서 구슬 땀을 흘리면서 데뷔전인 코츠챔피언십을 기다리고 있다.
손은정 기자 ej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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