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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사장, 돌고 돌아 다시 관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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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효 가스공사 사장 등 내부 출신 사장 비리 잦아
코트라 사장에 김재홍 전 차관 선임 시작으로 복귀 움직임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내부 출신 공기업 사장의 비리혐의가 잇따라 드러나면서 공공기관 인사를 두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내부 출신 사장들이 내부 사정에 밝다보니 허점을 악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태생적 문제점을 지적받아 왔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가 국정과제로 정하고 척결대상으로 삼았던 '관피아(관료+마피아)'가 다시 돌아올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12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날 사의를 표명한 장석효 한국가스공사 사장을 해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장 사장은 “지난 1년여 동안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돼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사임의사를 밝혔다.

장 사장은 사장으로 취임하기 직전인 2011~2013년 모 예인선 업체 대표로 재직하면서 이 회사 이사 6명의 보수한도인 6억원을 초과해 연봉을 주고, 자신의 가족 해외여행 경비를 법인카드로 쓰는 등 회사에 30억3000만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지난달 26일 불구속 기소됐다.


장 사장은 사임 대신 해임 절차를 밟게 될 전망이다. 현행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 인사운영에 대한 지침'에 따르면 비리에 연루된 임직원이 파면·해임·정직 등 징계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사표를 내도 수리할 수 없도록 돼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해임에 대해서는 결과적으로 공운위가 결정할 사안이지만 사표 제출 여부와 상관없이 해임절차는 그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장 사장은 공사 창립 30년 만에 나온 첫 공채 출신 사장이었지만 비리가 드러나면서 1년 만에 중도하차하게 됐다.


비리에 연루된 내부 승진 사장이 또 있다. 조계륭 전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과 김종신 전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장주옥 동서발전 사장 등이다.


조 전 사장은 가전업체 모뉴엘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작년 말 구속됐으며, 김 전 사장은 원자력발전소 용수처리 업체로부터 납품계약과 관련해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1억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장 사장과 회사 간부들에 대해서는 인사 청탁 대가로 금품을 챙긴 혐의로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내부 출신 사장은 사내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협력사나 거래처와 장기간 인연을 맺고 있어 비리를 저지를 가능성이 크다는 한계가 있다. 결국 외부 인력이 들어와 적재적소에서 건전한 관리감독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이후로 자취를 감췄던 관피아가 다시 등장할 것이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최근 KOTRA 사장에 산업부 차관 출신 김재홍 사장이 선임되면서 이 같은 움직임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불과 1년 전에 척결대상으로 떠올랐던 관피아가 다시 등장하는 것은 본질적인 대안이 되지는 못한다”며 “내부 비리신고제를 유도하고 감사 제도를 강화하는 등 철저한 관리감독 시스템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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