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베네수엘라의 물가 상승률이 내년에 1000%에 이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베네수엘라 볼리바르화의 평가절하가 필요하다며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물가가 폭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BOA의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베네수엘라가 볼리바르화 환율을 큰폭으로 조정하지 않으면 분명히 물가 상승률이 세 자리수를 나타낼 것"이라며 "네 자리수를 기록해도 놀랄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베네수엘라는 2003년부터 고정환율제를 채택하고 있으며 현재 베네수엘라 정부의 공식 환율은 달러당 6.3볼리바르다.
하지만 최근의 유가 급락과 베네수엘라 경제 불안으로 암시장에서 거래되는 볼리바르화 가치는 급락하고 있다. 달러당 172볼리바르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베네수엘라가 볼리바르화 평가절하를 용인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베네수엘라 내에서는 달러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으며 생필품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물가는 치솟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가 공식적으로 가장 최근에 공개한 베네수엘라의 물가 상승률은 8월 기준으로 63%를 나타냈다. 하지만 암시장에서 거래되는 볼리바르화 가치를 기준으로 할 경우 물가 상승률은 183%에 이른다.
볼리바르화 가치는 4분기에만 42% 떨어졌다.
베네수엘라 수출에서 원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95%에 이른다. 최근 유가 급락으로 베네수엘라 정부 수입은 줄고 있고 적자를 메우기 위해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은 볼리바르화를 더 찍어내고 있다. 지난 12개월 동안 베네수엘라의 M2 공급량은 64% 급증했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다른 어떤 국가보다 3배 이상 빠르게 늘고 있는 것이다.
로드리게스는 "볼리바르화를 찍어내면서 물가 상승률은 치솟고 볼리바르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다시 볼리바르화를 찍어내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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