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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동결 주도' 부메랑…사우디 증시 약세장 진입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5초

OPEC 회의 후 첫 거래일 중동증시 일제 폭락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EC) 산유량 동결을 주도한 사우디아라비아가 제대로 부메랑을 맞았다.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사우디 주식시장이 동반 급락, 약세장에 진입한 것이다.


아랍 최대 주식시장인 사우디 증권거래소의 타다울 지수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4.76% 폭락한 8624.89로 마감됐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전고점인 지난 9월9일의 1만1149.36에 비해 22.6% 밀린 것이다. 통상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은 약세장 진입 신호로 간주된다. 이날 타다울 지수는 장중 최고 6.3% 폭락했다.


이날 사우디 뿐 아니라 중동의 주요 OPEC 회원국 증시가 일제히 동반 폭락했다.

두바이의 DFM 지수는 4.7%, 아부다비의 ADX 지수는 2.6%, 카타르의 QE 지수는 4.3% 쿠웨이트 지수는 1.9% 주저앉았다.


비(非)OPEC 회원국 중 대표적인 산유국인 오만의 무스카트 증권거래소의 MSM 30 지수도 6.2% 폭락했다.


산유량 동결이 결정된 지난달 27일 OPEC 회의 후 첫 거래가 이뤄진 이날 중동 증시가 일제히 폭락한 것이다. OPEC 회의 후 국제유가가 급락한 탓이다.


지난달 28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내년 1월물 선물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10.23% 폭락해, 2009년 9월 이후 최저치인 배럴당 66.1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가격은 지난주 한주 동안 14% 폭락했으며 11월 한달 동안에는 18% 폭락했다. 영국 런던 인터컨티넨탈 선물거래소(ICE)의 브렌트유 내년 1월 선물 가격도 지난주 13%, 11월 한 달간 18% 폭락했다.


전문가들은 유가 폭락으로 중동 국가들이 재정 긴축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두바이 소재 자산운용사 알 말 캐피털의 타리크 카키시 대표는 "공포에 의한 투매 장세가 펼쳐졌다"며 "투자자들은 정부의 재정지출이 줄고 이에 따른 기업 이익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의 경우 올해 재정균형을 맞추기 위해 유가 수준이 배럴당 99.2달러는 돼야 한다고 도이체방크는 분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중동·중앙아시아 담당 이사인 마수드 마흐메드는 사우디와 오만, 바레인 등은 유가 하락을 반영해 재정지출 계획을 조정하지 않으면 내년에 재정적자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OPEC은 빈 회의에서 최근의 유가 급락에도 불구하고 현재 하루 3000만배럴인 산유량을 동결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급속하게 생산량을 늘리고 있는 미국 셰일오일 업체들을 견제하기 위해 OPEC이 치킨게임에 돌입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미국 셰일오일 업체들의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53~78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현재 60달러대로 떨어진 유가가 추가 하락할 여지가 남아있는 셈이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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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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