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바닥에 대한 신호로 해석
4Q 단기적 하락 예상돼나…내년 정제마진 반등 기대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전날 석유수출국기구(OPEC)회의에서 석유 감산합의가 무산됐다는 소식에 정유주들이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유가 추가 하락에 따른 정제마진 악화로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감산합의 실패가 정유주에 향후 반등의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감산합의 실패 자체가 유가가 바닥권에 근접했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란 해석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시장에서 오전 11시8분 현재 SK이노베이션은 전 거래일보다 5100원(5.56%) 하락한 8만6700원, S-oil은 2050원(4.61%) 내린 4만2450원, GS는 1200원(2.83%) 빠진 4만1200원을 기록 중이다.
전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OPEC 석유장관회의에서 일평균 3000만 배럴의 기존 산유량을 유지하기로 합의해 감산계획이 무산되면서 주가가 부진한 모습이다. 지난 24일 중국의 기준금리인하 소식에 반짝 급등했던 주가는 25일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4거래일간 SK이노베이션은 12.53%, S-oil은 9.97%, GS는 6.06%씩 각각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론 유가 추가하락에 따른 주가 부진이 지속되겠지만 곧 유가가 바닥이라는 인식이 커지면서 반등의 기회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극단적인 유가 하락은 석유수요를 증가시킨다"고 전제한 뒤 "이번 감산합의 실패 이후 연말 유가 하락이 지속되도 70달러선을 기준으로 다시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정유사들의 4분기 실적은 다소 악화될 수 있지만 내년 초부터 정제마진이 크게 늘어나면서 실적 반등이 예상된다"며 "향후 주가는 내년 실적성장 기대감에 움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의 석유소비 증대 기대감 역시 내년 유가 상승을 이끌며 정유주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말부터 내년초에 중국의 2단계 전략비축유 기지 완공이 예정돼있다"며 "현재 유가가 약세인 상황에서 대규모 원유수요가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지난 2007년말 중국이 1단계 전략비축유 기지를 완공한 이후 유가는 이듬해 20달러 이상 상승했다"며 "내년 상반기동안 유가가 20달러 이상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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