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m 수조는 접시물 수준…우울증 가능성”
위원회 “장거리 이송 위험 등 현실적 어려움”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의 벨루가(흰고래) '벨라'를 둘러싼 방류 논란이 다시 불붙고 있는 가운데, 생태학자이자 동물행동학자인 최재천 이화여대 명예교수는 "벨루가는 죽을 날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연합뉴스는 14일 입수한 최 교수의 전문가 소견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최 교수는 초대 국립생태원장을 지냈으며, 돌고래 행동 연구에도 10년 이상 매진해온 국내 생태학 최고 권위자로 꼽힌다.
소견서에서 최 교수는 "벨라가 놀라운 생존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어떤 상식적 기준으로 보나 그저 죽을 날을 받아 놓고 기다리는 형국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벨루가가 감금 상태를 인지할 정도로 지능이 높다며 우울증을 겪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최대 700~800m까지 잠수하는 종을 수심 7.5m 수조에 두는 것은 접시물보다 조금 흥건한 물에 고래를 담가 내놓은 격"이라는 지적이다. 최 교수는 수조 내 초음파 신호가 반사되면서 인간의 이명과 유사한 고통을 유발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관람객을 향해 입을 벌리는 행동 역시 친분 표시가 아니라 자기 보호 또는 위협 행동일 수 있다고 봤다. 최 교수는 방류의 어려움을 인정하지만, 아이슬란드·노르웨이 이송이 쉽지 않다면 러시아 캄차카반도로 보내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아쿠아리움 자문기구인 방류기술위원회는 신중론에 무게를 두고 있다. 외부위원 4명 중 3명은 지난해 11월 회의에서 방류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위원회는 러시아 이송은 전쟁 등 국제 정세와 현지 협조 문제로 추진이 쉽지 않고, 아이슬란드와 캐나다의 바다쉼터(Sanctuary)도 기후·소음 등 여건상 적합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일부 위원은 "장거리 이송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쇼크사 위험을 우려하며 현 상태 유지가 더 안전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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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핫핑크돌핀스는 "감금 스트레스로 인한 공격적 위협 행동을 보이고 있다"며 조속한 방류를 요구하고 있다. 롯데월드는 2019년 방류 방침을 발표했지만, 구체적 이송지는 확정하지 못했다. 내부적으로 제시한 방류 시한이 다가오는 가운데, 향후 위원회 논의와 법원 판단이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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