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올해 증시 폐막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연초 증시 기대감에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 증시가 상승세를 타는 '1월 효과'가 나타날지 여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지난 23일까지 10거래일 연속 대량 매도세를 보이던 외국인 매도세도 소폭 매수세로 돌아섰고 유가급락과 러시아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 등 대외리스크도 완화되면서 코스피도 반등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29일(현지시간) 그리스 대선 여부가 확인된 이후 코스피는 대부분의 대외적리스크가 마무리되면서 1월 효과가 나타날 확률이 높다고 전망했다. 외국인 수급이 돌아오고 국제유가 급락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면서 반등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 1월의 투자환경은 긍정적이다. 유가 급락에도 미국과 유럽, 중국의 경제지표 개선세가 동반되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한다. 특히 그동안 코스피 방향성에 영향을 끼친 유럽과 중국 서프라이즈 지수가 상승하면서 코스피 상승에 우호적 환경이 형성되고 있다.
수급적으로도 신흥국에 대한 외국인 매매패턴에 변화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끝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변화의 계기를 만들어줬다. 금리인상과 관련해 '인내심(be patient)'이란 표현으로 시장 우려를 잠재우며 신중한 모습을 보여줬고 문구변화에 따른 준비시간을 명확히 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FOMC 이후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순매도가 약화되고 있고 대만의 경우에는 순매수로 전환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최근 금융시장 변동성이 펀더멘탈적 측면보다 심리적 영향이 컸다는 점에서 유가 안정시 위험자산 가격의 변동폭이 줄면서 신흥국 주식 등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가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측면에서 내년 초 증시는 1월 효과를 기대해볼만하다. 지난 2001년부터 2014년까지 1월 외국인의 매매패턴을 보면 총 14번 중 11번 순매수를 기록한 바 있다. 이러한 1월효과를 감안한다면 1월 초 외국인의 매매패턴과 첫 5거래일간 주가흐름을 보고 1월과 2월의 증시 스타일을 판단할 수 있다.
연초 외국인의 매수전환이 뚜렷해진다면 1월 효과는 중소형주보다 그동안 낙폭이 과대했던 경기민감주, 대형주 중심으로 크게 나타날 수 있다. 반면 외국인이 순매도할 경우에는 최근 2년처럼 중소형주 주도의 1월 효과를 예상할 수 있다. 연초 외국인 매매패턴에 따라 1월 효과의 양상이 결정될 것이다.
업종별 투자 전략으로는 큰 틀에서는 가치영역의 비중확대를 권고한다. 금융, 산업재, 에너지, 소재 등이 포함된다. 유가와 4분기 실적시즌을 감안해 선택의 폭을 보다 좁혀보면 12월 이익추정치 변화대비 주가 하락폭이 컸던 증권, 건설, 철강, 비철금속 업종에 대한 접근이 유효하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4분기 실적에 대한 부담이 연초 1월 효과보다는 비관적 전망을 높이고 있다. 최근 유가 급락으로 세계 모든 국가에서 에너지 업종 실적이 큰 폭으로 하향하면서 실적 추정치가 감소했다. 미국 내에서는 유가 하락으로 S&P500 기업들의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가 최근 석달간 2.2% 감소했다.
하향폭의 절반 가까이는 에너지 업종에서 나타났다. S&P500 기업들의 4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2870억달러로 3개월 전보다 180억달러, 6% 하락했다. 이중 에너지 업종 기업들의 순이익 추정치만 81억달러가 하향돼 전체 감소폭의 41%를 차지했다.
한국에서도 같은 현상이 발견된다. 코스피 내 4분기 이익추정치는 20조5000억원으로 지난 9월말 추정치 대비 11.3% 하향됐다. 특히 에너지 업종 순이익 추정치가 적자전환됐다. 지난 9월말 4분기 순이익이 3300억원으로 예상됏지만 현재는 500억원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9월말 대비 코스피 순이익 추정치 감소폭인 2조6000억원 중 에너지 업종이 4000억원 감소해 전체 하향폭 중 14%를 기여했다. 시가총액 비중이 2%에 미치지 못함을 감안하면 꽤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유가 급락은 단기적으로는 악재가 틀림없지만 장기적으로는 호재다. 에너지 업종 및 화학업종 내 기업들에게 유가 하락은 단기적으로는 매출감소로 이어지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비용감소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장단점이 있다. 또한 수요부지에 따른 유가하락이 아닌 공급쪽 이슈에 따른 하락이므로 해당업종의 이익률 개선도 기대해볼만 하다.
또한 유가도 50달러를 강하게 하향 돌파할 가능성이 낮고 내년 상반기부터 현재 유가 수준에서 소폭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 유가 문제에 대해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
결국 코스피는 29일(현지시간) 그리스 대선 이슈만 무사히 넘긴다면 예년과 같은 1월 효과를 기대해볼만하다고 본다. 연말에는 기대했던 2000포인트 돌파에 실패할 것으로 보이지만 연초에는 가능할 전망이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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