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크리스마스로 하루를 쉰 코스피가 다시 오름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전거래일인 24일 코스피는 기관투자자와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 1940선에 안착했다. 특히 외국인은 11거래일 만에 '사자'로 돌아서며 추가 상승 기대감을 키웠다.
시장전문가들은 외국인 수급이 당분간 개선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8일 열린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세계 증시가 빠르게 회복하고 있는데다 각종 글로벌 리스크도 완화 추세기 때문이다. 연말·연초 배당수요도 외국인 순매수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다만 아직 그리스 대통령 선출 등 이슈가 남아있는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시장 방향성보다는 기업실적 위주의 보수적 접근을 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 = 미국 증시가 FOMC를 기점으로 강한 'V'자형 반등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 예상을 훌쩍 뛰어넘은 경기 모멘텀을 기반으로 미국 증시의 강세는 당분간 더 이어질 전망이다.
그간 동시다발적 변수들이 신흥국 증시에 불리하게 작용했던 터라 미국 증시의 호재성 재료들은 국내 증시에 적절하게 반영되지 못했다. 가깝게는 러시아 금융·경제 리스크가 포함될 것인데, 국제유가 하락 속도 둔화 및 금리인상을 통해 리스크 수위가 낮아진 상황이다. 신흥국 전반의 리스크를 나타내는 EMBI+ 스프레드(미국국채 금리 대비 신흥국 채권 가산금리)는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와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수준까지 급등한 이후 빠르게 반락했다.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서프라이즈는 철저하게 호재성 재료로 인식된다. 신흥국 전반을 불리하게 했던 요인들이 완화했고 미국 중심의 경기회복 기대감이 강화된 만큼 글로벌 주요 증시의 상승 기류는 코스피 반등 기조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판단한다.
◆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 = 기존 악재에 의한 시장교란이 완화하고 수급이 개선돼 코스피가 반등을 재개했다. 특히 연기금 등 기관의 저가매수 대응이 유효한 가운데 외국인은 11거래일 만에 순매수로 전환했다. 지난 10일부터 23일까지 2조9000억원 누적순매도를 기록하며 매도공세로 일관했던 외국인의 태도에 미세한 변화조짐이 감지된다.
외국인 매매추이를 점검한 결과 9월 FOMC 이후 달러강세 및 엔저 심화, 동시다발적인 지정학적 리스크,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2개월여간 국내증시에서 3조원 가량의 누적순매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유럽계 자금이 민감하게 반응하며 순매도 상위에 포진했다. 최근 외국인 매도 역시 러시아 및 그리스 리스크와 유가급락 여파로 인한 유럽계 및 조세회피지역, 중동계 자금이탈로 추정한다. 매도규모 측면에서 접근 시 외국인 매도압력이 완화할 것으로 기대한다. 계절적으로도 연말·연초 배당수요와 대차거래 청산 등으로 외국인 매수 우위가 나타난 사례가 많다. 다만 매수기조로의 전환은 시기상조라는 분석이다.
다음주 그리스 대통령 선출 3차 결과에 따라 관련 리스크 수위가 급변하고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최종 투표가 가결될 시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외국인 위험자산 선호가 자극 될 여지가 많다. 반면 부결 시에는 그리스 조기총선 모드로 전환되며 리스크 확대 및 안전자선 선호 심화가 불가피하다. 수급을 제외하더라도 펀더멘털 여건상 선진증시와 수익률 차이 축소에 제약이 따를 전망이다. 실적바닥에 대한 인식이 확산돼야 상승추세로의 전환이 가능하다. 방향성 베팅보다는 모멘텀 보유 기업 위주로의 선별적 접근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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