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원포인트일까 소폭의 개각일까. 박근혜 대통령이 23일 국무회의에서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사진)의 사의를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이주영발 인사도미노가 시작된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도미노가 몇 개까지 넘어질 것이냐에 대해선 지배적인 분석이 아직 없다. 우선 해수부장관만 교체하는 ‘원포인트’ 개각설이 한 축을 이루는데, 이는 지금까지 박 대통령이 보여준 인사 스타일에 근거한 경험적 추론이다.
내각에 대한 교체폭을 확대할 경우 집권3년차를 인사 청문회로 시작해야 하는 정치적 부담이 있다. 세월호참사와 인사참사, 비선실세 파문 등 잇따라 터진 이슈에 집권2년차를 허비한 박 대통령 입장에선 무엇보다 내각의 안정이 중요한 시점이다.
또 공무원연금을 비롯해 노동·금융·교육개혁 등 난제들을 산더미로 쏟아낸 상황이라, 변화보다는 속도를 중시하는 국정운영 방식을 택할 것이란 분석이 가능하다.
반면 소폭 이상의 개각을 전망하는 쪽에선 이주영이란 인물이 갖는 특별한 위치에 의미를 부여한다. 개각 없이 집권3년차를 시작하겠다는 게 박 대통령의 의중이었다면 인사도미노의 출발점으로 인식돼 온 이 장관을 이 시점에서 굳이 교체할 이유가 있었겠느냐는 분석이다.
정치권에선 이 장관의 당 복귀를 차기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쟁 구도와 연결해 바라보는 시각이 많았다. 세월호참사를 수습하며 대중적 인지도가 크게 상승한 이 장관이 원내대표에 재도전할 경우 단숨에 유력후보로 부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23일 이 장관의 사의 수용을 밝히며 “국민들께 봉사해야 하는 공직자의 참된 모습을 보여주셨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어느 자리에서든지 나라를 위해 더 큰 역할을 해주실 것을 기대한다”고 한껏 치켜올린 것도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이 장관의 원내대표 도전은 이완구 현 원내대표의 거취문제로 연결된다. 이 대표의 경우 차기 총리후보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인물이다. 이런 시나리오대로라면 원내대표 선거 시점이 내년 5월에서 연초로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시각을 청와대 내부로 돌리면 김기춘 비서실장과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의 교체여부도 뜨거운 감자다. 비선실세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이재만 총무, 정호성 제1부속,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 등 측근 3인방에 대한 교체 요구가 거세지만, 의혹 자체가 사실무근으로 드러나고 있고 측근을 쉽게 바꾸지 않는 박 대통령의 성향을 감안할 때 큰 변화를 주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박 대통령이 절대적 신뢰를 보내고 있는 김 실장의 경우도 같은 맥락에서 ‘유임’을 점칠 수 있다. 그러나 “김 실장 교체 없는 ‘인적쇄신’은 무의미하다“는 여론에 정면으로 맞설 경우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어 박 대통령이 조만간 결단을 내리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