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의 빅토르 콘스탄치오 부총재가 유로존의 일시적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인정했다.
20일(현지시간)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에 따르면 콘스탄치오 부총재는 독일 경제 주간지 비르츠샤프트 보케와의 회견에서 유로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향후 몇 개월 안에 마이너스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물가 하락은 일시적일 것이며 디플레이션 위험으로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 몇 개월의 마이너스 물가가 디플레이션으로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며 "디플레이션은 장기간의 마이너스 물가를 필요로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단지 몇 개월의 마이너스 물가는 위험으로 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콘스탄치오는 또 디플레이션 위험이 유로존 회원국 모두에 해당하는 문제도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일례로 스페인과 아일랜드의 생산성이 오르고 있는 것을 강조하며 이는 디플레이션 위험에 대응할 수 있는 임금 상승의 여지를 만들어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콘스탄치오는 유로존 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점에 중앙은행들이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로존의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동월대비)은 0.3%에 그쳤다. ECB의 정책 목표치인 2%에 턱없이 모자라는 수준이다. 게다가 최근 국제 원유 가격 하락으로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더욱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콘스탄치오 부총재는 ECB가 이달 초만 해도 내년 유로존 물가 상승률을 0.7%로 예상했지만 유가가 그 이후에 15%가량 더 떨어졌기 때문에 단기적인 인플레 전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실토했다. 그는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모두 유로 경제가 2018년까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이는 인플레 하강 위험이 그때까지 이어질 것임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콘스탄치오 부총재는 이어 ECB가 모색하는 양적완화가 "전적으로 합법적"이라고 말해 국채도 사들일 수 있음을 거듭 확인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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