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어경선칼럼]국민연금, 너무 기대하지 마세요

시계아이콘01분 36초 소요

[어경선칼럼]국민연금, 너무 기대하지 마세요
AD

"국민연금에 너무 많은 기대를 하지 않는 게 좋다."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한국연금학회의 정책 좌담회에서 나온 얘기다. 방하남 전 고용노동부 장관을 비롯해 학계와 언론계, 민간 전문가, 국민연금연구원 관계자 등이 '연금제도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좌담회는 미래를 논하기에는 너무도 초라한, 국민연금의 현재를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국민연금은 풍족하진 않아도 그런대로 노후를 편히 지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안전판이다. 은퇴 후에도 빈곤에 떨지 않고 가능하면 이전과 비슷한 수준의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도 본연의 목적이다. 그러려면 연금액이 일정 수준은 돼야 할 텐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연금액이 노후의 버팀목이라고 하기에 민망할 정도다.


올 8월 기준 수급자 348만여명의 월평균 수령액은 31만7000원이다. 1인 기준 최저 생계비 60만3400원에 턱 없이 모자란다. 공무원연금의 220만원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소득 대비 지급률(소득대체율)이 낮기 때문이다. 2007년 '그대로 내고 덜 받는' 개혁을 하면서 60%에서 50%로 낮췄다. 이마저 2009년부터 매년 0.5%포인트씩 줄여 2028년에는 40%(40년 가입 기준)로 떨어진다.

대체로 가입 기간이 짧은 탓에 실질 지급률은 훨씬 더 낮다.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따르면 올해 실질 지급률은 18.1%(평균 가입기간 10.1년)다. 2032년 23.4%(17.3년)로 오르긴 하지만 그 뒤로는 가입기간이 늘어도 21.5% 선에서 멈춘다. 좌담회에서 국민연금공단 산하 기구인 국민연금연구원 관계자가 "국민연금에 너무 많은 기대를 하지 않는 게 좋다"고 토로한 배경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재정은 계속 나빠져 지속 가능성마저 불안하다는 점도 문제다. 지난해 제3차 국민연금 장기재정 추계결과 국민연금 보험료율(월 소득의 9%)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 적립금은 2043년 256조원으로 최고점에 달한 뒤 2044년부터 적자로 돌아서 적립금을 까먹기 시작한다. 2060년이면 적립금은 고갈된다.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48.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1.6%를 크게 웃돈다. 국민연금이 노후 소득 보장이라는 제 기능을 하려면 수급액이 최소한 최저 생계비보다는 많아야 할 것이다. 미국은 월평균 연금액이 최저 생계비의 110% 선이다. 독일과 일본은 100% 선이다. 지급률을 높일 필요가 있다. OECD 회원국 평균은 2013년 기준 57.9%다. 국제노동기구(ILO)의 권고 수준은 45%(30년 가입 기준)다.


국민연금이 노후를 다 책임질 수는 없다. 그래도 생활의 기초가 되는 것은 역시 국민연금이다.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손질해야 한다. 연금액이 최저 생계비 수준은 되도록 지급률을 높여야 한다. 대신 당장은 부담스럽겠지만 OECD 평균 19.5%의 절반도 채 안 되는 보험요율을 올리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공무원연금, 군인연금처럼 정부의 지급 보증, 연금기금 운용 수익률 제고, 가입자 소득 상한선(408만원) 상향, 가입기간 증대 방안 등도 함께 생각해볼 일이다.


요즘 공무원연금 개혁이 화두다. 공무원연금은 내는 돈의 평균 2.4배를 받고 국민연금은 1.6배를 받는다. 1960년 도입 당시 '박봉의 희생에 대한 보상'에 초점을 맞춘 때문이다. 이제는 공무원 보수가 연금으로 보상해주어야 할 만큼 적지 않다. '더 내고 덜 받는 방향'으로 고치는 게 정상이다. 그것과는 별개로 국민연금도 제 역할을 하도록 '지금보다 많이 더 내고 조금 더 받는 방향'으로 손질하는 걸 논의할 때가 됐다. 사회적 합의 도출을 위해 지급률과 보험료 조정을 공론에 붙여보자.






어경선 논설위원 euhks@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