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 일본이 동아시아와 중동을 잇는 해상 수송로의 길목인 믈라카해협을 측량하는 작업을 지원한다고 산케이신문이 10일 전했다.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믈라카해협 연안국인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의 담당자가 다음 주 도쿄(東京)에서 일본 측과 협의해 측량 작업에 정식 합의한다. 일본의 선박회사 등은 재단법인 믈라카해협 협의회를 통해 자금을 지원하고 기술인력을 보내 연안 3개국 정부의 측량에 협력할 예정이다.
믈라카해협 측량 작업은 해류에 따라 해저 지형이 변화하는 등 즉시 측량이 필요한 5개소에서 내년 초에 착수돼 이르면 2018년에 새로운 해도를 완성해 공표한다는 일정에 따라 이뤄진다.
믈라카해협은 길이가 약 963㎞에 평균 수심 25~27m이며 2012년 유조선 등 연간 12만6000척이 지나는 세계경제의 수송로이지만 항로가 좁고 얕은 곳이 많아 배가 자주 난파된다.
일본은 1969~75년과 1996~98년, 두 차례 해협의 항로 측량을 지원했다. 일본은 믈라카해협을 지나는 동ㆍ남중국해의 석유 수송로를 집단적 자위권 행사 대상에 포함시켰다.
산케이신문은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도 측량 작업에 참여할 뜻을 나타냈지만 거절당했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믈라카해협 연안 3개국은 “중국 잠수함의 항해 등 군사적 목적으로 데이터가 유용되는 것을 경계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원유와 천연가스의 80%를 믈라카해협을 통해 들여오는데, 미국 해군이 이 해협을 장악하고 있고 일본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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