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 니카라과운하 착공을 앞두고 니카라과 수도 마나과에서 10일(현지시간) 수천 명이 반대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깃발을 들고 정부의 운하 건설 계획에 반대한다는 구호를 외치면서 유엔 사무실까지 행진했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시민단체인 니카라과인권센터가 주도한 이날 시위에 운하의 수로가 지나가는 지역에 거주하거나 토지 등 재산을 가진 지역민들이 참가했다.
이들은 운하 건설로 집과 땅 등 재산이 몰수당할 위기에 몰렸다고 우려하면서 “우리 땅은 우리가 지킨다”고 주장했다. AP통신은 운하가 건설되는 것에 거주하는 수만명이 제대로 보상을 받지 못한 채 쫓겨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니카라과 정부는 지난달 말 운하가 지역민들의 재산 침해를 최소화하고 수질 오염 등 환경문제를 유발하지 않는 방향으로 건설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환경영향평가서 등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니카라과운하는 오는 22일 착공돼 동남부 카리브해 연안의 푼타 고르다에서 니카라과 호수를 거쳐 태평양연안의 브리토에 이르는 277㎞ 구간에 건설될 예정이다.
중국 통신장비 제조업체 신웨이(信威)텔레콤을 경영하는 왕징(王靖) 회장이 소유한 홍콩니카라과운하개발(HKND)이 건설권과 50년 운영권을 확보했다. HKND는 500억달러를 들여 5년 이내에 공사를 마친다는 계획을 세웠다.
올해 40세인 왕 회장이 어떻게 공사 재원을 마련할 것인지 의문이 풀리지 않으면서 그는 중국 정부가 전면에 세운 인물일 뿐이라는 추측이 설득력 있고 돌고 있다. 중국 정부는 안보전략 차원에서 원자재를 수송하는 해로를 확보하려고 왕 회장을 대리인으로 앞세웠다고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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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카라과 정부는 운하가 건설되면 일자리 50만개를 창출하는 경제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 환경보호론자들은 중미 지역 최대의 상수원인 니카라과 호수가 운하 건설로 오염될 것이라며 반대한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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