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셀트리온·SK바이오팜 등
해외 매출 비중 90%↑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이 내수 시장의 좁은 문을 넘어 글로벌 무대에서 날아오르고 있다. 주요 바이오 기업들의 해외 매출 비중이 90%를 훌쩍 넘어서며 명실상부한 수출 주도형 산업으로 자리매김한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SK바이오팜 등 대표 주자들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며 K-바이오의 저력을 입증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매출 4조5000억원과 영업이익 2조원을 넘어섰다. 전체 매출 중 해외 비중은 약 97%에 육박한 것으로 보인다. 빅파마(글로벌 대형 제약사)들과의 수주 계약이 이어지며 지난해 1조원 규모 이상의 계약을 3건 체결하는 등 연간 수주액은 6조원을 넘어섰다. 올해도 기존 공장의 풀가동·5공장 램프업(가동률 확대) 등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제2의 도약'을 선언한 셀트리온 또한 통합 법인 출범 이후 첫 성적표에서 매출 4조원을 돌파하며 합병 시너지를 본격화했다. 이중 글로벌 매출은 전년대비 24% 성장한 3조 8638억원까지 끌어 올렸다. 글로벌 매출 비중은 92%가 넘는다. 이중 램시마SC와 유플라이마 등 수익성이 높은 신규제품의 매출 비중은 절반을 넘어선 54%에 달했다. 특히 합병 초기 우려됐던 고원가 재고 소진이 마무리되며 원가율이 하락했고, 신규 제품군의 시장 점유율이 확대됨에 따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30% 이상 폭증하는 등 '양과 질'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데 성공했다.
신약 개발 분야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가 이어졌다. SK바이오팜은 자체 개발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가 미국 시장에서 가파른 판매 호조를 보이며 매출 7000억원대를 기록했다. 주목되는 건 이 중 미국 매출만 전체의 90%에 육박한다는 점이다.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 직판 체제로 성공할 수 있음을 증명한 사례로 꼽힌다.
전통 제약사들의 글로벌 중심 실적 변화도 이어지고 있다. 유한양행은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의 글로벌 로열티가 본격적으로 유입되기 시작하며 2024년 사상 첫 매출 2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최대치가 예고됐다. GC녹십자는 고마진 제품의 해외 매출 확대로 8년 만에 4분기 만성 적자에서 벗어났다. 이에 따른 지난해 잠정 연매출은 1조9913억원으로 전년 대비 18.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691억원으로 2배 이상 성장했다. 혈액제제 신약 '알리글로'가 미국 시장 안착에 성공하며 해외 매출 비중을 끌어올렸다. 알리글로는 높은 진입 장벽을 뚫고 미국 내 주요 보험사 처방 목록에 등재되며 본격적인 수익 창출 구간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한미약품 또한 로수젯 등 주요 품목의 견조한 성장과 파트너사인 미국 머크(MSD)의 임상 시료 공급 및 기술료 수익 확대 등으로 지난해 매출 1조 5475억원, 영업이익 2578억원을 기록했다. MASH(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 치료제 등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의 글로벌 임상도 순항하고 있다. 종근당 역시 혁신 신약 기술 수출과 글로벌 임상 성과를 앞세워 내수 위주에서 R&D(연구개발) 중심의 글로벌 체질 개선을 도모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6.7% 증가한 1조6924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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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CDMO(위탁개발생산), 바이오시밀러 등 돈 버는 영역을 근간으로 우리 제약바이오 기업의 체질이 개선되고 있다"며 "올해는 셀트리온과 삼성에피스홀딩스의 ADC(항체-약물 접합체) 등 차세대 플랫폼 진출, 그리고 국산 신약의 글로벌 상업화 가속화가 맞물려 K-바이오의 영토 확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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