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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 진심 담은 삼성전자의 백혈병 문제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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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장에서 발생한 백혈병 발병 문제를 마무리 짓기 위해 한발 양보하는 결단을 내렸다.


이번에야 말로 문제를 매듭짓겠다는 최고위층의 의지와 협상조건에서 불리해 진다 해도 피해자 가족들의 심경을 최우선하겠다는 실무협상단의 태도가 거짓 아닌 진심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다.

3일 삼성전자가 블로그에 게재한 '조정위원 선임에 동의하기로 결정했습니다'라는 글에선 삼성전자의 고민이 그대로 느껴진다. 이같은 결정을 내리기 직전까지도 삼성전자측 실무협상단은 "정말 심각한 수준에서 고민을 하고 있다"고 심경을 밝힐 정도로 결정은 쉽지 않았다.


지난 5월 권오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대표이사(부회장)가 백혈병 피해자들을 향해 사과했을 때부터가 이례적이었다. 반올림과의 협상이 시작된 것도 이때부터다.

당시만 해도 삼성전자가 사과와 협상을 시작한 것을 두고 '승계작업의 일환'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삼성전자에 유리한 여론 조성이 끝나면 협상도 백지화 되지 않겠냐는 시민단체들의 지적도 있었다.


협상 초기부터 삼성전자측 실무협상단은 "몸을 낮추고 무조건 양보하는 자세로 협상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반올림과의 협상은 쉽지 않았다. 반올림측이 직접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장을 정기적으로 감사하겠다는 안을 비롯해 노조설립, 반올림측이 추산한 피해자 전원에 대한 보상 등 기업으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안들이 많았다.


기준을 만들고 이에 따라 보상하겠다는 삼성전자의 의견은 합리적이다. 하지만 반올림을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무조건 삼성전자가 잘못했으니 피해자로 신고된 사람은 모두 보상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협상은 파국으로 치달았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 가족들이 별도의 가족위원회를 만들었다. 삼성전자의 의견이 더 합리적이라는 것이 이유였다. 조정위원회를 설립하고 이를 통해 피해자 가족들과 삼성전자는 각자의 의견을 조율해 피해 보상 기준과 보상안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때문에 조정위원회는 중립성이 절대적인 요건이다. 양측의 의견을 조율해야 할 조정위원회가 한쪽의 일방적인 의견만 받아들일 경우 협상이 이뤄질리가 없다. 삼성전자가 고민한 부분도 이것 때문이다.


삼성전자 블로그를 통해 밝혔듯이 반올림과 함께 행동을 해온 백도명 교수는 삼성전자에게도 큰 부담이자 짐이다. 삼성전자 입장서는 가장 조정위원으로 선임되지 않았으면 하는 사람이 된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조정위원회 설립을 반대하고 별도로 삼성전자와 협상을 요구해 온 반올림이 백 교수와 함께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계기도 될 수 있다.


삼성전자가 진심을 담아 오랜 시간 고민하고 조정위원 선임에 동의한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처음부터 가족위원회, 반올림, 삼성전자가 모두 함께 협상을 진행하자고 강조한 것도 단순히 명분 때문이 아니라 진심이라는 것을 이번 조정위원 선임 동의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삼성전자 내부에선 조정위원 교체를 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실무협상단측에선 이를 받아들이는 것이 진심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설득에 나서 동의라는 결과를 얻은 것이다.


진심은 통하게 마련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피해자 가족들에 대한 보상이라는 점과 재발 방지 문제도 이들을 위해 마련돼야 한다. 삼성전자는 진심을 보였다. 반올림과 시민단체들도 삼성전자의 진심을 받아들이고 같이 협상장에 앉아 논의에 나서야 한다, 수년간 끌어 온 백혈병 문제의 해결 여부는 이들에 달려 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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