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외교다변화·고립 탈피용 분석"
[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17∼24일 러시아를 찾는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18일(현지시간)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예방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룡해의 방러는 북한이 핵문제로 중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진 가운데 러시아와 무역대금의 루블화 결제, 철도복원 추진 등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시점에 이뤄져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17일 "최룡해가 특사 자격으로 푸틴 대통령을 예방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예방은 최룡해의 모스크바 방문 다음 날인 18일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최룡해는 푸틴 대통령 예방 시 김정은의 친서를 전달하고 한반도 정세와 양측 간 현안, 경제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김정은 러시아 방문 등 북러 정상회담 개최 문제도 거론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특히 북핵문제가 제기될 경우 북한이 최룡해를 통해 어떤 새로운 입장을 내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부는 최룡해의 러시아 방문을 외교 다변화 시도로 분석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번 최룡해의 러시아 특사파견은 그간 북한이 추진한 대외관계 다변화 시도의 연장선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은 최근 북핵, 인권문제 등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북공조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고립탈피를 위해 적극적인 외교활동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수석연구위원은 "최룡해가 푸틴을 만나면 김정은의 방러나 푸틴의 방북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면서 "유엔에서의 한미일 대북인권 압력에 대해서 공조를 유지하는 방안, 또 경제 분야 등에서 협력하는 방안이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 수석연구위원은 "김정은의 중국 방문이 사정상 여의치 않자 러시아 방문에 먼저 나서 외교적 고립을 탈피하려는 시도로 봐야 한다"고 분석하고 "중국은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천명하길 원하고 있지만 북한 측은 그럴 의지가 없어 보여 가까운 미래에 북·중 정상회담의 성사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최룡해는 지난해 5월 김정은의 특사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6자회담 등 각종 형식의 대화를 원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룡해는 22일까지 모스크바에 체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세부 일정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체류 기간이 긴 만큼 러시아 측 인사를 폭넓게 접촉할 것으로 보인다.
최룡해는 극동 지역인 하바로프스크와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한 뒤 귀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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