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남미의 세 여성 국가 정상들이 연이어 어려움에 처했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이 악전 고투 끝에 재선에 성공했지만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과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상황이 더욱 악화되는 모습이다.
5일(현지시간) 칠레 언론에 따르면 현지 여론조사업체 '아디마르크(Adimark) GfK'가 실시한 조사에서 바첼레트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답변은 45%에 그쳤다. 반면 부정적인 평가는 47%나 됐다.
그에대한 부정적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선 것은 지난 3월 바첼레트 정부 출범 이후 8개월 만에 처음이다.
바첼레트 대통령은 지난 3월11일 취임하면서 지속 성장과 불평등 완화, 교육ㆍ조세ㆍ선거제도 개혁 등을 주요 국정 목표로 제시했지만 상황은 녹녹지 않다.
주력 수출품목인 구리의 국제가격 하락과 국내외 투자 감소가 성장 동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미 칠레 중앙은행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2.5∼3.5%에서 1.75∼2.25%로 내렸다.
바첼레트는 지난 2006∼2010년 대통령직을 역임하며 민주주의 발전과 안정적인 경제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번에는 전혀 다른 상황을 맞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건강이상설이 확산되며 국민들의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 등에 따르면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지난 2일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한 병원에 입원한 후 측근들의 방문도 거부하고 있다.
정부는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안정을 되찾고 있으며 곧 회복될 것이라고 밝혔을 뿐 구체적인 건강 상태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의료진도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상태는 안정적이며 적절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지만 대통령실과 정부, 의료진이 그의 건강 상태를 정확하게 밝히지 않자 병세가 알려진 것보다 심각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그 동안도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건강 이상설은 끊이지 않아왔다.
그가 행사장에서 실신하거나, 탈진을 이유로 행사 참석을 취소하는 일이 잦다보니 당연한 일이었다.
지난해 10월에는 뇌출혈의 일종인 만성경막하혈종이 발견돼 수술을 받고 40여 일 만에 업무에 복귀했다. 올해 7월에는 급성 인후염 진단을 받고 파라과이 공식 방문 일정을 취소한 데 이어 아르헨티나 북부 투쿠만 시에서 열린 독립기념일 행사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2주 전에도 의료진의 권고로 공식 일정을 모두 중단한 채 이틀간 휴식했다.
앞서 아르헨티나의 한 시사 주간지는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2년 전부터 심장질환을 앓았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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