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1890대로 추락.."반등 모멘텀 마땅히 없어"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코스피가 외국인의 '팔자' 공세에 1900선을 턱걸이했다.
17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8.23포인트(0.95%) 하락한 1900.60을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는 4.68포인트(0.24%) 오른 1923.51로 시작했으나 장 초반 하락세로 돌아선 뒤 낙폭을 키웠다. 오후 들어 외국인이 매도 규모를 늘리면서 1900대 초반으로 밀려난 코스피는 연기금마저 지수 방어에 나서지 않아 결국 장중 1900선을 밑돌았다.
지수는 한때 20포인트 넘게 빠져 1896.54까지 떨어졌다. 코스피가 장중 1900선을 내준 것은 지난 2월6일 이후 254거래일 만에 처음이다. 올 들어 종가 기준으로 1900선을 밑돈 날은 지난 2월 4일과 5일이다. 2월4일은 1886.85, 2월5일은 1891.32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이날 3010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팔자 공세를 퍼부었다. 지난 1일부터 11거래일째 국내 증시에서 발을 빼는 모습이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785억원, 2090억원을 순매수했다.
전날 코스피는 미국 경제지표가 부진하게 나왔다는 소식에 1920선을 밑돈 채 마감했다. 유럽에 이어 미국까지 경기침체 조짐을 보이면서 코스피 1900선 붕괴를 점치는 시각이 나왔다. 박형중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경제가 안정화해야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되고 시장이 상승세를 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 상황을 반전할 만한 모멘텀이 딱히 없어 조기 반등의 여지는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박형중 팀장은 "다음주에(21일) 중국이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발표하는데 지난 분기보다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국내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또한 시장 기대치를 웃돌 가능성이 미미하다"고 짚었다.
이날 업종별로는 통신업(-5.52%), 건설업(-2.91%), 전기·전자(-2.06%) 등이 내렸다. 의약품(1.57%), 보험(0.52%), 은행(0.32%) 등은 소폭 올랐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대부분 하향 곡선을 그렸다.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2.33% 내린 108만9천원에 거래돼 신저가(107만8천원)에 근접했고 현대차는 16만2천원까지 떨어져 신저가를 새로 경신했다. POSCO(0.32%), 삼성생명(0.47%), 삼성화재(0.36%)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상한가 5개 포함 358개 종목이 상승했다. 하한가 2개를 비롯해 466개 종목은 약세를 나타냈다. 59개 종목은 보합 마감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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