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법 고양지원, 징역 18년 선고
"흉기로 80여회 찔러, 범행수법 잔혹"
남이 쓰던 물건을 집에 가져와 재활용하는 문제로 부인과 말다툼을 벌이다 결국 살해한 70대 남성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형사1부(김희수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 된 70대 남성 A씨에 대해 징역 18년을 선고했다고 8일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재판부는 또 A씨에게 형 집행 종료일로부터 5년간 보호 관찰을 받을 것을 함께 명령했다. 다만 검찰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 청구는 기각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12일 오후 11시 25분께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에 있는 딸의 집에서 혼자 있던 아내 B씨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이전에도 다양한 문제로 갈등을 빚어왔던 이들 부부는 사건 발생 전날 B씨가 다른 사람이 쓰던 물건을 집에 가져와 재활용하는 문제 등으로 말다툼했다. A씨는 "왜 남이 쓰던 쓰레기를 집에 가지고 오냐"고 따졌고, B씨는 "집을 나가겠다"고 맞받았다. 격분한 B씨는 결국 집을 나와 인근에 있는 딸의 집으로 갔다.
B씨가 집에 들어오지 않자 화가 난 A씨는 흉기를 챙겨 딸의 집에 찾아갔고, 혼자 있던 B씨를 상대로 범행을 저질렀다. 범행 직후 119에 "사람을 죽였다"고 스스로 신고한 A씨는 "그동안 갈등이 있었고 사건 당일에는 나를 무시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순간적인 감정 폭발로 인한 우발적인 범행"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살인은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중대한 범죄로 어떤 방법으로도 피해 복구가 불가능해 상응하는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피고인이 범행을 계획적으로 준비한 것으로 보이고, 범행 수법도 매우 잔혹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은 미리 과도를 챙겨 가방에 넣어 가져가는 등 계획적으로 범행을 준비했고, 피해자를 80여회 찔러 살해하는 등 범행 수법이 매우 잔혹하다"면서 "피해자의 딸 등은 그로 인해 엄청난 정신적 고통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피고인은 피해자의 '독특한 자존심'을 여러 번 언급하면서 범행의 책임을 피해자에게 전가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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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이를 고려할 때 피고인에 대한 중형을 선고함으로써 장기간 사회에서 격리할 필요성이 크다"며 "피고인이 범행을 시인하는 점, 유족이 선처를 탄원하는 점,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등 여러 양형 조건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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