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여야가 최근 검찰이 '사이버 명예훼손 전담 수사팀'을 구성해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 사이버 공간에 대한 모니터링 방침을 밝힌 데 대해 3일 서로 다른 입장을 내놓으며 공방을 벌였다.
먼저 새누리당은 "익명성의 인터넷 문화 건정성을 위한 필수 요건"이라며 옹호하고 나섰다.
이장우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전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익명성을 앞세워 근거 없는 비난과 무차별적인 인신공격으로부터 소중한 인권과 국민 개개인의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한 시스템을 마련하고자 한 것"이라며 "사이버 전담 수사팀은 근거 없는 사실로 인한 피해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라고 주장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이어 "무분별하고 확인되지 않은 주장은 사회 갈등과 혼란을 부추길 뿐 건전한 국민여론 조성에 장애가 된다"면서 야당을 향해 "인권을 보호하고, 건전한 인터넷 문화를 구축하기 위한 정부 방침에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또 "인권을 훼손하고, 근거 없는 허위사실을 모니터링 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와는 아무 관계가 없고, 인터넷 강국 역시 자율성과 건전성이 담보돼야 이룰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새정치연합은 "'가카의 톡'이라는 세간의 지탄이 들리지 않나"라며 강하게 맞섰다.
박수현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검찰이 전담 수사팀을 꾸려가면서까지 그토록 지키고 싶어 하는 것은 누구의 인권과 사생활인가"라며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 모독'이라는 국민을 향한 도를 넘은 격노가 떨어지기 무섭게 꾸린 전담 수사팀이 무엇을 보호하고자 하는 것인지는 삼청동자도 다 알 수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 대변인은 이어 "검찰 대책회의에 '카카오톡(모바일 메신저서비스 애플리케이션)' 간부까지 참석시키면서, 국내 이용자만 3800만 명에 이르는 '카카오톡'도 검열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게 드러난 마당"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미 세간에는 '가카의 톡'이라는 비아냥이 넘치고, 불안한 국민은 검찰의 겸열을 피해 해외 사이트로 줄줄이 망명하고 있다"며 "(모바일 메신저가) 검찰과의 핫라인으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국민의 우려 섞인 지탄을 되새기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대통령 모독'이 아닌 '국민 모독 겁박장치'를 중단하고, 사이버 긴급조치가 아닌 '국민의 기본권적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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