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지역 신차판매 시장이 하반기 들어서도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경우 연말까지 1700만대 중반 수준까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현대기아차의 신장세는 평균치를 하회, 점유율은 하향추세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지난 달 캐나다에서 2만155대를 팔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8% 늘어난 실적이다. 올해 들어 누적판매량으로 따져보면 지난해에 비해 다소 줄었다. 현대기아차는 올 1~8월간 14만7778대를 판매,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1.2% 정도 줄었다.
현대기아차의 이 같은 판매실적은 전체 신차판매 시장이 5% 가까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점에 견줘보면 상대적으로 초라한 성적표다. 캐나다 신차판매시장은 트럭ㆍ다목적차량 등 소형 상용차 판매호조로 지난 달에는 전년 대비 7.9% 정도 판매량이 늘었다.
올 들어 1~8월 누적으로 봐도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했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시장이 늘었음에도 판매가 다소 줄어 현지 시장점유율은 11.7%로 지난해에 비해 다소 빠졌다.
미국 신차판매시장도 사정은 비슷하다. 현대기아차의 지난 달 미국 내 판매량은 12만4670대로 전년 대비 5.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누적기준으로 보면 90만5837대를 팔아 전년 동기 대비 3.9% 늘었다.
미국 전체 신차판매 시장은 지난해에 비해 5.1% 증가해 현대기아차를 다소 웃도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달 기준 계절조정연간판매전망치는 1753만여대로 2006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파악됐다.
최근 2, 3년간 북미지역 신차판매 시장에서 현대기아차가 가파른 속도로 판매량을 늘리며 이른 시간 내 자리를 잡았다면, 최근 들어서는 다소 주춤하고 있다. 일정하게 판매량을 늘리고는 있으나 과거와 같은 외형확대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시장만 보면 2011년 중순 두 자릿수 점유율을 넘나든 적도 있으나 현재는 8%대를 겨우 지키는 상황이다.
원인은 몇 가지가 꼽힌다. 우선 현지 공급물량을 수급하는 현대기아차 미국공장(앨라배마ㆍ조지아) 가동률이 한계상황에 다다른 만큼 더 이상 물량을 추가로 공급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급증하는 현지 수요를 맞추기 위해서는 국내 공장 수출물량으로 채우는 방법이 있으나 해상운송의 경우 시일이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다. 결국 미국 내 공장으로 현지 수요를 맞춰야하나 이미 3교대제를 운영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가동률이 100%를 넘겨 단기간 내 추가로 물량을 조절하기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중소형 세단 위주의 라인업도 상품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이나 캐나다 모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나 픽업트럭, 다목적차량 등과 같이 소형 상용차가 최근 각광받고 있으나 현대기아차의 경우 현지 메이커에 비해 보유하고 있는 모델이 적어 시장이 커지는 만큼 수혜를 받기 힘들다는 것이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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