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인도와 터키에 있는 완성차공장을 잇따라 들러 생산·판매전략을 살폈다. 현지 전략차종의 생산품질을 직접 점검하는 한편 새로운 시장확보에 나서달라고 정 회장은 주문했다.
9일 회사에 따르면 정 회장은 7일(현지시간) 인도 첸나이에 있는 현대차 공장에 들러 지난 달 양산에 들어간 소형차 i20 생산라인을 둘러보며 품질을 확인했다. 현지 전략차종인 i20은 인도와 터키공장에서 각각 생상되는데 인도공장 생산분은 현지 내수시장을, 터키공장은 유럽지역 수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정 회장은 "지난해 인도 자동차 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됐지만 품질경쟁력과 현지 밀착 마케팅이 뒷받침돼 현대차가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었다"며 "늘어나는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해서는 시장을 압도하는 제품을 공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i20는 인도 중심 거점으로 거듭난 인도공장의 첫 생산 모델"이라며 "현지 시장을 위해 개발된 i20의 현지 밀착 판매 전략을 통해 인도 시장에서 확실한 우위를 확보하라"고 주문했다.
정 회장은 이어 터키 이즈밋시에 있는 현대차공장을 방문, 다음 달부터 양산할 신형 i20의 생산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그는 "터키공장은 지난 해 현대화 작업을 거쳐 유럽시장을 공략할 핵심 기지로 재탄생했다"며 "이곳에서 만든 i20이 유럽 판매지형변화를 주도할 수 있도록 품질고급화에 전력을 기울여달라"고 말했다.
각각 1997년과 1998년에 가동돼 현대기아차의 해외 완성차공장 가운데 가장 오래된 곳으로 꼽히는 터키와 인도 공장은 최근 역할이 조정됐다. 과거 유럽 수출 전진기지이던 인도공장은 현지 내수시장에 집중하는 쪽으로, 터키공장은 유럽 소형차 생산거점 역할을 맡으면서 생산캐파를 두배로 늘렸다.
현대차 관계자는 "차명과 플랫폼, 디자인을 공유하지만 차량크기부터 각종 사양까지 인도와 유럽 각 시장에 최적화된 제품을 개발해 판매한다는 전략"이라며 "지난해 신형 i10으로 각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뒀으며 올해는 신형 i20를 앞세워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중동과 아프리카 등 포스트 브릭스 시장에서도 판매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도와 터키공장을 두 축으로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신시장을 확보하라"며 "각 시장별 고객의 성향과 특성을 철저히 분석해 차를 개발하고 판매해야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정 회장은 이번 해외출장기간 추석명절인 점을 감안, 현지에서 근무하고 있는 주재원과 가족 200여명과 직접 만나 만찬을 하고 선물을 줬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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