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코스피가 직전 고점인 2080선에 다가서면서 상승탄력이 둔화되는 가운데 추가 상승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로 떨어진 원엔 환율, 경기둔화 우려 속에 단기 추세선을 하향이탈한 중국 상해종합지수,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우려감, 국내 주식형펀드 환매 등 주가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요인들이 남아있지만 시장의 방향성은 여전히 긍정적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현재는 미국 경제지표 호조와 유럽중앙은행(ECB) 경기부양 기대로 글로벌 경기회복 기조에 대한 신뢰감이 상승하면서 위험자산으로 글로벌 투자자금이 유입되는 선순환 구조가 유지될 수 있는 여건이다. 특히 그동안 선진국에 집중됐던 투자자금이 신흥국 증시로 확산되면서 최근 들어 인도, 필리핀, 태국, 베트남, 브라질, 멕시코, 칠레, 아르헨티나 등 올해 최고치를 경신하는 신흥국 증시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강화되고 있는 정책모멘텀과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을 고려할 때 해외 투자자금이 꾸준하게 유입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
수급측면에서도 외국인과 달리 보수적인 매매패턴을 이어왔던 국내 투자자금의 적극성이 강화될 수 있는 여건이다. 8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하로 물가를 고려한 실질금리가 제로수준으로 가까워지면서 적절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동자금의 일부가 주식 등 위험자산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또 막대한 현금을 쌓아두고 있는 기업들의 경우에도 정부가 내수부양을 위해 제시한 기업이익 환류세제, 이른바 사내 유보금 과세안 도입이 현실화될 경우 배당, 임금, 투자 등에서 확대에 나설 개연성이 크다. 지난 27일 정부가 발표한 퇴직연금 도입 의무화와 사적연금 활성화 방안 역시 연기금과 함께 중장기적으로 주식시장의 안정적인 수급기반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를 감안하면 정부정책과 맞물린 업종(은행, 증권, 건설, 유통, 철강금속 등) 내 주요 종목들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IT, 자동차, 화학, 조선과 같은 수출주의 경우 실적모멘텀 둔화세가 지속되며 아직 추세적인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주가순자산비율(PBR)이 과거 저점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에서 조정시 저가매수가 필요한 시점으로 판단된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퇴직연금 의무가입이 정부안처럼 확대될 경우 2020년말에는 퇴직연금 시장 규모가 170조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 주요 기관투자자의 운용자산 규모는 국민연금 441조원, 삼성생명 200조원, 우정사업본부 103조원, 사학연금 12조원 등이다. 정부가 예상하는 170조원이면 금융시장에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규모다.
개인투자자가 포트폴리오를 결정하는 변액보험의 자산구성은 퇴직보험의 자산구성과 상이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저금리에서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투자자들은 저금리 환경 하에서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책 변경으로 변화의 토대는 마련됐다. 장기적으로 퇴직연금 가입자들도 수익률 제고를 위해 위험자산의 비중을 늘릴 수밖에 없을 것이고, 이는 장기적으로 주식시장의 성장을 가져올 것이라 기대한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9월 증시에서 다시 의미있는 중기 박스권 돌파와 안착 및 추가 상승 시도를 기대해봐도 좋을 것으로 판단한다. 우호적인 글로벌 유동성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환율은 달러 강세 지속 관점과 함께 엔화 약세의 속도 조절과 원화 강세 압력 가능성을 전망하고 있다.
9월 코스피 예상밴드로 2030~2150포인트를 예상하고 있다. 3분기 실적개선과 안정성 측면에서 중형주-소형주-대형주 순으로 투자 선호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환율과 정책 변수 측면에서도 '수출주보다는 내수주'라는 현재 투자 선호도 패턴이 연장될 것으로 예상한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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