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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病치료'·현대차 '非떼기' 막판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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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양대 기업…묵은 갈등 해결 총력전

- 삼성, 반올림 피해자 5명 보상안 수용했지만 아직 입장차이 커
- 현대차, 사내하청 노동자 특별채용 잠정합의…울산노조는 빠져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최대열 기자, 권해영 기자]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해묵은 갈등 풀기에 나서 그 결과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7년부터 끌어온 반도체 공장 근로자 중 백혈병 발병자들에 대한 보상에 나섰고 현대자동차는 10년째 노사 문제의 핵심 중 하나로 자리 잡은 사내 하청을 비롯한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양사 모두 협상 상대 중 일부와 합의, 실마리를 풀었지만 나머지 협상 상대와의 난제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 가시밭길이 예고되고 있지만 두 회사 모두 10여년 가까이 끌어왔던 해묵은 문제를 이번 기회에 꼭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만큼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해묵은 10년 난제 풀기 위해 나선 삼성ㆍ현대차=삼성전자는 지난 2007년 부터 시작된 반도체 사업장의 백혈병 발병자 논란에 대해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가 공식 성명을 통해 직접 사과하고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과의 협상을 통해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안을 마련중이다.


삼성전자가 백혈병 논란에 대해 전격적인 사과와 보상에 나선 배경은 여타 기업보다 우수한 노동환경을 갖고 있으면서도 백혈병 문제로 인해 비난받고 있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다.


여기에 더해 반도체 사업장의 근무환경과 백혈병의 직접적인 관계는 입증되지 않았지만 피해자가 발생했고 병으로 고통 받고 있다는 점에서 자사 직원들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을 다하겠다는 진정성도 들어있다.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지난 5월부터 지금까지 총 6차례에 걸쳐 협상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반올림측 협상단에 참여한 8명의 피해자 가족 중 5명이 삼성전자의 우선 보상안 의견을 받아들이며 협상 과정에 일부 진전도 있었다.


현대자동차도 10년 넘게 끌어온 사내하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물꼬를 텄다. 현대차는 노동 관계의 유연성을 고려해 사내하청을 통해 비정규직 직원들을 유지해 왔지만 이로 인한 노사 갈등이 본격화 되자 해결에 나선 것이다.


특히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같은 일을 하면서도 임금이나 복지 혜택이 상이해 노동 환경을 해치고 더 나아가 파업 등으로 인해 회사에 금전적인 손해까지 끼치고 있어 이를 해결하지 않고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과 경쟁하기 어렵다는 판단도 한몫했다.
현대차 사측과 정규직 노조, 전주ㆍ아산공장 비정규직 노조는 18일 울산공장에서 사내하청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특별채용키로 하는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잠정안에는 비정규직 사내하청 노동자 4000명을 2015년까지 정규직으로 특별채용하는 안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에 사측이 제시하던 안에 비해 시기를 1년 정도 앞당기고 규모도 500명 정도 늘어난 것이다.


이와 함께 정규직으로 채용할 때 비정규직 근속기간을 일부 인정하고 현재 진행중인 민형사상 소송을 취하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잠정합의안을 수용한 전주ㆍ아산공장 비정규직 노조는 19일 오후 조합원총회를 열고 찬반투표를 진행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완성차공장 특성상 사내하청을 통한 인력수급이 많았고 이로 인해 불법파견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번에 노사가 잠정적으로 합의하기까지는 지난 2012년 5월 특별협의체를 구성한 후 2년 3개월, 길게는 비정규직 노조가 결성된 2003~2004년 이후 10여년이 걸렸던 만큼 이번 결정으로 문제해결을 위한 노사간 협의는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입장차이 크지만…삼성ㆍ현대차 "이번에 꼭 해결"=해묵은 갈등 해결에 나섰지만 여전히 문제는 남아있다. 서로의 의견을 좁혀가는 과정을 계속 거치고 있지만 워낙 입장차이가 커 해묵은 난제로 남아있던 만큼 풀어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지난 18일 반올림은 삼성전자와의 협상을 시작한 지 4개월만에 처음으로 협상장이 아닌 장외 기자회견에 나섰다. 반올림은 삼성전자가 협상단에 참여한 피해자에게만 보상을 하려 한다며 산재신청자 전원에 대한 보상을 실시하고 더 나아가 전체 피해자에게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올림 관계자는 "제보 받은 피해자만 해도 164명에 달하고 이중 70여명은 이미 사망했다"면서 "세상에 알려진 모든 피해자들에 대해 책임지고 보상하는 것은 물론 더 이상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재발방지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반올림의 기자회견 뒤 삼성전자는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일정한 기준 없이 산재신청, 제보 만으로는 보상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협상에 참여한 피해자들을 우선 보상하자고 하는 까닭은 이들을 기준으로 보상안을 만들고 여기에 따라 나머지 피해자들을 보상하겠다는 것"이라며 "반올림의 주장처럼 산재신청을 하고 제보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보상을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 역시 울산공장 비정규직 노조가 잠정합의안을 인정하지 않고 있어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울산 비정규직 노조는 정규직 전환규모나 채용방식을 둘러싸고 사측은 물론 다른 노조와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지난달부터 특별협의에서 빠진 상태다.


특히 이번 주중 1500명이 넘는 사내하청 노동자에 대해 근로자지위확인소송 판결이
나올 것으로 예상돼 있는 만큼 소송결과를 지켜본 후 사측과 협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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