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14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과 관련 "저와 우리 국민들은 이번 교황님의 방한이 오랜 분단의 상처를 치유하고 한반도에 희망의 통일시대를 열어가는 소중한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면담을 가진 뒤 공동 연설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연설은 박 대통령 다음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어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교황청 인사와 정부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우리 국민들은 세월호 사고의 아픔과 젊은 병사들의 죽음으로 많은 상처를 받았다. 이번 교황님의 방문으로 우리 국민들의 마음의 상처와 아픔이 치유되길 바란다"는 말로 연설을 시작했다.
이어 "남북 분단과 한국전쟁은 우리 민족에게 오랜 세월동안 큰 상처를 주었다"며 "이제 남북한 주민들이 전쟁과 핵 위협에서 벗어나 함께 행복을 누리고 세계 평화와 인류 번영에도 기여하는 통일을 이루려면 수많은 생명을 한꺼번에 앗아갈 수 있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부터 중단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핵 없는 통일 한반도를 이루는 것이야말로 교황님을 비롯해서 평화를 사랑하는 전 세계인의 염원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오늘의 발전을 이루기까지 한국 천주교는 매우 소중한 역할을 해왔다"며 "앞으로 한국 정부도 우리가 받았던 따뜻한 도움의 손길을 기억하며, 꿈과 희망을 세계 인류와 나누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황님께서 '생필품이 필요한 사람들, 외로운 사람들을 위하여 우리의 식탁에 여분의 자리를 남겨두자'고 말씀하셨듯이, 대한민국의 식탁에도 여분의 자리를 남겨두어 가난한 이웃과 늘 함께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 방한 기간 동안 우리사회가 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 도모하고 한반도 통일시대를 열어가며, 나아가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민족이 될 수 있도록 교황님의 기도를 부탁드린다"는 말로 연설을 마무리했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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