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금융감독원이 자산운용사 대표와 임직원들이 차명·미신고 계좌로 주식과 선물 거래를 해온 사실을 적발했다. 금감원은 적발된 건에 대해 소명단계를 거쳐 11월 초께 제제심의위원회에 올릴 예정이다.
7일 금감원은 지난 5월부터 전체 96개 자산운용사에 대한 서면점검과 7개 자산운용사에 대한 현장검사 등을 진행한 결과 조재민 KTB자산운용 대표이사와 박건영 브레인자산운용 대표이사를 비롯해 자산운용사 임직원들의 불법행위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KB자산운용 대표로 재직하던 시절 차명계좌를 이용해 주식거래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증권사 임직원은 주식거래 계좌와 매매내역을 회사에 알려야 하지만 조 대표는 이를 어긴 것으로 알려졌다.
KB자산운용은 조 대표 외에도 임직원 7명이 차명·미신고 계좌를 활용해 거래한 것으로 확인됐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7개 계좌에 대한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며 "잘 몰라 일어난 부분이 많은 것으로 파악하고 소명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헤지펀드와 타 본부간 정보교류차단장치(차이니즈월) 관련 미비점이 발견돼 금감원이 관리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브레인자산운용 관계자는 "일임계좌와 헤지펀드 간 정확하게 차이니즈월을 쳐놔야 하는데 시황 내용 등에 관해 공유했던 점이 지적받았다"고 밝혔다.
서재형 대신자산운용 대표이사는 본인 명의의 계좌로 달러선물거래를 하면서 거래내역을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자산운용은 그외 1명의 직원이 차명계좌로 거래한 사실도 적발됐다.
대신자산운용 관계자는 "서 대표는 시니어론 펀드 출시를 준비하다가 외환시장에 대해 공부해야 할 필요성이 있어 본인명의 계좌로 3개월 간 거래한 것"이라며 "컴플라이언스 부서 실무자가 자본시장법을 제대로 해석하지 못해 달러선물계좌만 신고하지 못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외 한화자산운용은 펀드매니저 1명을 포함해 직원 11명 등 총 12명이 차명·미신고 계좌를 활용해 거래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1명은 차명계좌이고 나머지는 미신고 계좌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 측은 오는 11월 제제심을 통해 해당 자산운용사 임직원들에 대한 제재 수위를 정할 예정이다. 그 전까지는 각자 소명단계를 거치게 된다.
이들에게는 자본시장법상 미공개정보 이용과 선행매매의 혐의가 적용될 예정이다.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수익을 얻거나 손실을 회피하면 해당 금액의 1~3배의 과징금을 부과 받을 수 있고 선행매매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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