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세월호 농성장 "교황님, 낮은데로 임해주소서"

시계아이콘읽는 시간58초

세월호 농성장 "교황님, 낮은데로 임해주소서" ▲5일 오전 11시 광화문 주변에서 농성중인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장애인·빈민·케이블 방송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프란체스코 교황 방한을 맞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AD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광화문 일대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세월호 대책회의·장애인단체·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방한이 예정돼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관심과 만남을 호소했다.

광화문광장 주변에서 농성 중인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장애인·빈민·케이블 비정규직 노동자(이하 농성단)들은 5일 오전 11시 광화문 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을 맞아 "교황 성하, 우리와 함께 울어주십시오"라며 "희망이 들어설 틈이 없어 절망하고 있는 저희에게 손을 내밀어 자비를 베풀어주십시오"라고 밝혔다.


현재 광화문 광장 인근에는 23일째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은 물론, 2년째 '장애등급제 폐지'를 요구하며 농성 중인 장애인 단체, 케이블 방송사 티브로드와 씨앤엠의 노동자들이 1달 가까이 각자의 문제해결을 요구하며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먼저 발언에 나선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은 "세월호에 탔던 모든 아이들의 영혼은 제도와 권력에 의해 죽음을 당했다"며 "잘못된 한국사회에 교황이 주실 평화·평등·사랑의 메시지로 한국사회의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광화문에서 진행될 시복 미사 과정에서 행사를 방해할 이유가 없다"면서 "상처받고, 아프고 탄압받는 모든 사람들이 교황의 방한을 축하할 수 있는 자리가 되길 간절히 빈다"고 덧붙였다.


최진미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공동위원장은 "자식을 차마 가슴에 묻지 못하고 곡기를 끊은 지 23일째를 맞이하는 유가족들이 아직도 저 천막 아래 있다"며 "4월16일 이전과 이후는 달라야 하며, 고통받는 유가족들도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반복돼선 안 된다고 하신다"고 말했다. 이어 "교황이 방문하시면 아직까지 자식을 가슴에 묻지 못한 유가족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자비로운 손길을 전해주고 가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프란치스코 교황님께 드리는 편지' 낭독에서도 농성단은 "성하께서 집전하시는 미사를 치장한다는 이유로 저들이 우리를 광장에서 쓸어내는 일이 없도록 기도해 달라"라며 "희망이 들어설 틈이 없어 절망하고 있는 저희에게 손을 내밀어 거리에서 함께하는 자비를 베풀어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천주교 교황방한준비위원회 측은 이날 명동성당에서 브리핑을 열고 교황이 15일에 대전에서 열리는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때 세월호 참사 생존자와 유가족들을 직접 면담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들은 14일로 예정된 시복식과 관련해서도 "세월호 가족들과 대화하고 있으며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