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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방한 D-9일]한땀한땀 수놓은 시복식·미사 교황 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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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방한 D-9일]한땀한땀 수놓은 시복식·미사 교황 제의 수녀들이 직접 수놓아 디자인한 교황 시복미사 제의,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서 교황이 착용할 제의 앞면 디자인(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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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는 16일 시복미사, 18일 평화와 화해의 미사 때 입을 제의가 공개됐다.

[교황방한 D-9일]한땀한땀 수놓은 시복식·미사 교황 제의 16일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순교자 123위’ 시복미사 교황 제의.

5일 천주교 교황방한준비위원회에 따르면 16일 열리는 시복식에서 교황이 입는 제의는 홍색에 교황 방한 기념 로고, 미사에서 포도주를 성혈로 축성할 때 사용하는 잔인 '성작' 그리고 칼을 조화롭게 형상화한 모습이다. 성작은 한편으로 찬미의 손짓을 표현한 것이다. 칼은 순교자들의 수난을 뜻한다. 전체적으로 수난 뒤에 따라오는 찬미와 영광을, 궁극적으로는 십자가의 영광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18일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 때의 제의는 백색이다.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와 구원을 뜻하는 올리브가지로 원형을 이미지화 했다. 손으로 수놓은 비둘기는 수채화를 연상시킬 정도로 섬세하게 표현했다.


제의 디자인과 제작은 스승예수의제자수녀회에서 맡았다. 지난 5월부터 디자인을 기획한 수녀회는 6월 초 교황청으로부터 디자인을 확정 받고 곧바로 제작에 돌입했다. 준비위원회는 "가난한 이를 사랑하는 교황님 뜻에 따라 제의 소재도 값싸고 얇은 것으로 선택했다. 대부분 수녀들이 직접 수작업으로 제작했다"고 말했다.

황에스텔 스승예수의제자수녀회 수녀는 “아주 얇은 천으로 제의를 제작하다보니 기계로는 절대 수를 놓을 수 없었다. 손바느질도 두 세 번씩 연습을 거치고, 수놓은 실을 뜯고 다시하길 반복했다. 수녀님들이 기도하며 정성껏 손바느질한 제의가 교황님을 통해 세상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도구로 쓰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봉헌한다”고 전했다.


[교황방한 D-9일]한땀한땀 수놓은 시복식·미사 교황 제의 ‘솔샘일터’에서 제작한 교황 장백의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서 교황이 입을 장백의는 수녀회 외에도 서울 미아동 소재한 봉제생산협동조합 '솔샘일터'의 손길도 보태졌다. 장백의는 사제나 부제가 미사 때 제의 안에 입는 옷으로 발끝까지 내려오는 희고 긴 옷이다. 사제가 미사 때 갖추어야할 육신과 영혼의 결백을 상징한다.


장백의의 아랫단과 소매단, 옆선에 무궁화 124송이를 수놓아 시복반열에 이르는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123위 순교자’들을 표현했다. 깃은 제의와 함께 한국 남자복식의 두루마기 깃을 적용하여 한국적인 느낌을 갖도록 했다. ‘솔샘일터’ 조합원이자 이번 교황제의를 제작한 정진숙(세례명 제노베파)씨는 소아마비로 장애를 가졌지만 제의 디자이너로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 때 입은 제의 역시 바로 그의 손을 거쳐 만들어졋다. 정 씨는 “교황님께서 입으실 장백의를 디자인하고 제작하게 됨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 큰 기쁨과 감사의 마음으로 한땀한땀 정성을 기울여 준비했다”고 전했다.


솔샘일터는 1994년 강북구 삼양동 재개발단지인 산동네에 천주교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회 위원장 이기우 신부와 3명의 여성들이 적은 자금을 출자해 만든 봉제협동조합이다. 저소득층 지역 주민들이 공동으로 출자하여 자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20년째 꾸준히 제의 등을 제작 중이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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