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라인 막말들 유가족 두번 울린다

[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　세월호 사고 희생자들의 유족에 대한 막말이 도를 넘고 있다. 일부 시민단체는 대놓고 유족들을 조롱하는 기자회견까지 열고 있다. 희생자와 가족들의 끔찍한 고통에 대한 모욕이며 '망자에 대한 예의'를 저버린 행태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아직도 세월호타령이냐?' '또 뭘 달라는 거냐?'

23일 극우 성향의 한 온라인 사이트에는 '유가족 엄포'라는 제목의 글이 인기글에 올랐다. 게시자는 특별법 처리를 요구하는 유족들의 의견을 전하는 기사를 캡처해 놓고 '장난 아니네'라며 비웃었다. 댓글에는 '폭동 일으키려고 작정했다' '완장질한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이 밖에 세월호 사고 관련 정부 비판을 비웃는 댓글을 캡처한 '세월호 선동글에 대한 일침 댓글'이란 제목의 글이 인기글에 올랐다.

문제는 이 같은 댓글이 일부 극우사이트가 아닌 일반 포탈사이트에서도 심심치 않게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유가족을 향한 비난의 글들은 정치권 및 시민들의 무관심을 토대로 자라나고 있다. 사건 초기 유족들을 미개인이라고 조롱한 정몽준 전 새누리당 대표 아들과 '유족들이 벼슬 딴 것처럼 난리를 친다'고 한 사립대 교수에게 분개했던 것과는 매우 다른 분위기다.

세월호 가족들에 대한 악플은 특별법에 대한 오해에서 나온 것들이 대부분이다. 세월호 가족들이 '사망자들을 전원 의사자로 지정해달라고 요구했다'거나 '단원고 학생들에 대한 대입 특례 입학을 요구했다'는 식이다.

그러나 이는 모두 유족들이 요청한 사항이 아니다.

세월호 가족들을 향한 근거 없는 비판은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으로 확대되는 중이다. 지난 18일에는 '엄마부대봉사단' '탈북여성회' 등 시민단체가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것도 아닌데 이해할 수 없네요" "유가족들 너무 심한 것 아닙니까 의사자라니요" 등이 쓰인 피켓을 들고 집회를 열었다.

직장인 손진수(32)씨는 "사건 초기에 세월호를 절대 잊지 말자던 국민들이 삼품 백화점 사고 등 이전 참사때처럼 잊을 준비를 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근거 없는 악플에 세월호 유족들은 고통을 호소한다. 단원고 2학년5반 고(故) 박성호군의 누나 보나씨는 "인터넷에 떠도는 비방글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며 "이런 글을 볼 때마다 마음이 너무아프다"고 말했다. 현재 가족대책위에서 인터넷에 떠도는 비방글을 모니터링하는 일을 맡고 있는 보나씨는 "대부분 악플들이 정확한 내용을 알지 못해 나오는 경우가 많다"며 "유족들의 바람을 정확히 알고 이야기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