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보험에 가입할 경우 건강한 가입자에게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건강특약'이라는 특별 약관이 있다. 건강이 양호한 만큼 병에 걸릴 확률이 낮기 때문에 그 만큼 보험료를 낮게 책정해 주는 것이다. 건강특약을 활용하면 평균적으로 남성은 8.2%, 여성은 2.6%의 보험료를 아낄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물론 모든 보험 상품에 건강특약이 포함돼 있는 것은 아니다. 건강특약은 일부 종신보험과 정기보험이 대상이다. 이 보험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담배를 피우는지, 혈압이 높은지, 또 비만이 어느 정도인지 이런 것들을 측정해서 건강하다고 인정이 되면 보험료를 깎아주는 것이다. 그런데 이 혜택을 받고 있는 사람이 특약 대상 가입자의 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건강한 가입자를 대상으로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특별 약관의 운영 실태를 점검한 결과, 작년말 기준 15개 생명보험사의 건강 특약 적용 대상은 134개 보험 상품에 1546만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중(1546만건) 5.0%인 78만건만 건강특약에 가입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1468만건도 특약에 가입할 수 있지만, 이를 모르거나 건강검진 절차가 복잡해 가입자들이 특약에 가입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대부분의 가입자가 건강특약이 있다는 사실 조차 모른다. 보험사들이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금감원은 최근 건강특약에 대한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보험 판매자의 안내 소홀, 불편한 검진 체계 등으로 보험 가입자들이 건강특약을 활용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우선 건강한 고객이 보험료를 할인 받기 쉽도록 건강 진단 절차가 간소화하기로 했다. 병원 검진을 위탁간호사 등에 의한 방문 검진으로 간소화하고, 최근 6개월 이내의 건강검진 결과 또는 타보험사 검진결과를 이용할 수 있도록 개선할 예정이다.
또한 건강검진 신청과 청약이 일괄 처리될 수 있도록 절차를 일원화하고, 인터넷을 통해 신청서류(건강검진 신청서, 청약서) 발급이 가능하도록 개선하기로 했다.
더불어 가입설계서에 건강상태에 따른 보험료 비교안내를 통해 소비자 이해를 높이고, 가입자가 상품설명서에 모집종사자로부터 건강특약의 주요내용에 대해 설명을 들었는지 여부를 체크하고, 보험회사는 해피콜을 통해 건강특약의 가입자 안내 여부를 재차 확인할 예정이다.
또한 보험회사가 건강특약을 투명하게 운용할 수 있도록 약관 등에 건강특약 적용기준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도록 했다.
김용우 금감원 보험상품감독국장은 "건강특약이 활성화될 경우 소비자의 보험료 부담이 크게 감소될 것이며, 건강검진 방법 및 신청절차 등도 소비자 관점에서 간소화되어 바쁜 직장인, 검진기관의 접근성이 낮은 보험가입자의 편익이 제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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