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인원 기자] 새누리당이 기관보고 보이콧 카드를 꺼내 들면서 국회 세월호 침몰사고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또다시 파행의 위기에 놓였다.
새누리당은 'VIP 발언'으로 논란이 된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특위위원 사퇴를 하지 않을 경우 다음 주 기관보고 일정을 중단하겠다는 강수를 두었다. 다음주 기관보고 일정에는 청와대 비서실과 안보실 등이 포함돼 있어 야당은 '대통령 감싸기'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새누리당 특위 간사인 조원진 의원은 지난 4일 브리핑에서 "새누리당에서는 김광진 의원의 조작, 날조된 발언에 대해 책임을 지고 특위사퇴를 요청했지만 아직까지 특위 사퇴에 대한 답이 없다"면서 "만약 오늘 중으로 특위사퇴를 하지 않으면 다음주에 특위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그건 바로 새정치민주연합의 문제다"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새누리당은 지난 2일에도 김 의원이 해경 기관보고에서 "VIP(대통령)가 그걸 제일 좋아하고 그게 제일 중요하니깐 그것부터 해라 끊임없이 말한다. VIP가 계속 다른 화면만 요구한다"고 발언한 것이 녹취록을 왜곡, 날조해 박근혜 대통령을 폄하했다면서 김 의원의 사퇴를 요구하고 5시간 동안이나 기관보고를 중단시킨 바 있다.
이에 야당은 다음주 청와대 기관보고를 회피하기 위한 꼼수라고 비난했다. 한정애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새누리당의 보이콧 선언을 두고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은폐하고 희생자와 유가족을 버리고 대통령만 보호하겠다는 선언"이라면서 "말도 안 되는 사유로 국정조사를 회피하는 순간 새누리당은 국민의 분노를 직시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규명함에 있어 청와대의 컨트롤타워 기능 여부, 대통령에 대한 늦장 보고와 초동대응 실패 사유 등을 조사하는 것은 꼭 필요한 절차"라며 "새누리당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들에게 더 이상의 상처를 안기는 무모한 작태를 당장 중단하라"고 주문했다.
한편 지난 30일 시작된 세월호 국정조사 첫 기관보고 이후 새누리당 특위 위원들의 불성실한 태도가 연이어 도마에 올랐다. 이정미 정의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완영, 조원진 의원은 즉각 국조특위 위원에서 물러나고 새누리당은 유가족과 국민 앞에 머리숙여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참사의 진상을 밝히기 위한 회의장에서 졸고 있지를 않나, 유가족에게 삿대질과 막말을 일삼은 두 의원은 국조특위 위원으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 특위위원인 이완영 의원은 지난 1일 다른 의원의 질의 시간에 장시간 조는가 하면 지지부진한 국조 진행에 분통을 터뜨리는 유가족들에게 "내가 당신에게 말했냐", "경비는 뭐하냐"고 하는 등 막말을 해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새누리당 특위 간사인 조원진 의원 또한 항의하는 유가족을 향해 "유가족분들 잘 좀 계세요. 지금 진실규명을 하고 있는 것 아닙니까"라고 말해 논란이 된 바 있다.
김인원 기자 holeino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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