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국제결제은행(BIS)이 29일(현지시간) 공개한 연례 보고서에서 자산 거품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주요 중앙은행들에 느슨한 통화정책의 중단을 주문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BIS가 여전히 출구전략에 신중해야 한다는 국제통화기금(IMF)과 또 다시 상반된 주장을 내놓은 것이다.
BIS는 이날 공개한 연례 보고서에서 2007~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그림자가 여전히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지나치게 과열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금융시장이 실물 경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 하고 있으며 이같은 과열의 원인이 지나치게 느슨한 통화정책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부양 기조의 통화정책 탓에 투자자들은 투기성 거래에 나서고 있으며 이에 금융시장은 우크라이나와 이라크 등 지정학적 위험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채 과열돼 되레 미래에 대한 불안감만 키우고 있다는 것이 BIS의 분석이다. 따라서 BIS는 각 국이 자산 과열에 따른 위험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하며 주요 중앙은행들이 너무 늦게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함정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BIS는 지난해 보고서에서도 출구전략에 따른 금융시장 충격은 불가피하지만 출구전략 이행이 늦어질수록 위험이 커진다며 부양 조치를 거둬들이고 출구전략 시행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같은 BIS의 입장은 IMF의 입장과 상치된다. IMF는 유럽 경기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을 지적하며 유럽중앙은행(ECB)에 미국식 양적완화 도입 등 적극적인 부양 조치를 취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도 금융시장에 끼칠 충격을 감안해 점진적인 출구전략의 시행을 주문하고 있다.
FT는 BIS가 2003년에도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한 불균형을 지적한 바 있지만 그해 FRB의 연례 금융 심포지엄인 잭슨홀 미팅에서 각국 중앙은행과 재무장관들이 BIS의 경고를 무시했으며 불과 5년 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클라우디오 보리오 현 BIS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003년 당시 빌 화이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도와 보고서를 작성했던 인물이라고 덧붙였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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