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유진·골든브릿지 등 '매도 의견 적극적 제시' 선언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이 종목보고서 거품 빼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현재 '매도 의견의 적극적 제시' 등을 포함한 리서치센터 운영 개편안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이는 주진형 사장이 지난 12일 회사 홈페이지에 고객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올려 "고객만을 염두에 둔 공정하고 차별화된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선언한 데 따른 것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이미 지난 3월부터 매도의견을 담은 보고서를 발간하기 시작했다. 현대미포조선을 시작으로 KDB대우증권, LG생명과학, 화신, GS 등 5개 종목이 한화투자증권으로부터 '매도를 검토해야 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 관계자는 "바닥권인 업종이라도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매도 의견을 밝히고 있다"면서 "시장 상황보다는 기업의 가치를 올바르게 분석하고 투자자들에게 객관적이고 정확한 투자 의견을 전달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한화투자증권에 앞서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도 지난 2월 과감히 매도 의견을 제시하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아직까지 매도 의견 보고서는 발표하지 않고 있지만 가이드라인을 충실히 지키고 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변준호 리서치센터장은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이 그간 매수 위주로 보고서를 내놓은 게 사실"이라며 "앞으로 적정 가치에 비해 거북한 위치에 있는 종목이 보이면 언제든 매도 의견을 내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은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을 배제하고 매도 의견을 내는 등 정직한 보고서를 지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일부 증권사의 변화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매수' 일색 보고서에 대한 비판 속에서 타 증권사 리서치센터들도 자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날까지 증권사에서 종목에 대한 투자의견을 상향 조정한 사례(130건)보다 하향 조정한 경우(158건)가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목표주가 역시 상향 조정된 경우(1105건)보다 하향 조정된 사례(1345건)가 더 많았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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