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감·실망감 극적인 교차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중국 텐센트가 국내 기업들의 주가를 뒤흔들고 있다. 투자 기대감과 실망감이 교차하며 주가는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25일 오전 9시6분 현재 키이스트는 전일 대비 195원(6.25%) 내린 2925원을 기록 중이다. 6거래일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키이스트가 이렇게 갑자기 급락세로 돌아선 것은 텐센트로부터의 자금 조달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전일 키이스트는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텐센트로부터 자금 조달과 관련한 협의를 진행해왔으나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해 자금 조달을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면서 “추가적으로 다른 중국기업으로부터 자금 조달과 관련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키이스트는 올 들어 소속 연기자인 김수현이 출연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큰 인기를 끌면서 주가가 승승장구하며 2000원대로 올라섰다. 별그대 효과가 끝나갈 즈음에 텐센트로부터 자금 조달을 추진한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주가는 다시 3000원대로 점프했다. 최근 한 달간 키이스트의 주가는 27%나 상승했다.
텐센트 효과는 전일에도 뚜렷이 나타났다. 4일 연속 상승한 키이스트는 전일 약세를 보였지만 오후 한 중국 인터넷 매체에서 텐센트가 키이스트의 지분 20%를 인수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는 설이 돌면서 키이스트는 상승 전환해 5% 넘게 오른 채로 장을 마감했다. 그러나 장 마감 후 키이스트가 자금 조달 무산 소식을 알려 전일 키이스트를 산 투자자들은 몇 시간 만에 날벼락을 맞은 셈이 됐다.
키이스트와 비슷한 시기에 텐센트 투자 소식이 알려진 CJ E&M도 텐센트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지난달 26일 CJ E&M은 텐센트가 CJ그룹 계열사인 CJ게임즈에 5억달러(약 53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투자로 텐센트는 CJ게임즈의 3대 주주로 올라섰다. CJ E&M은 텐센트 덕에 주가가 꾸준히 오르며 지난 22일 주가가 5만원을 회복했다. CJ E&M의 주가가 5만원을 넘어선 것은 상장 첫 해인 2011년 9월 이후 처음이다.
한편 중국의 대표적인 인터넷 서비스업체인 텐센트는 가입자가 8억명에 달하는 인터넷 메신저 'QQ'와 4억명 이상이 사용하는 모바일 메신저 '위챗' 등을 보유하고 있다. 홍콩 증시에 상장돼 있으며 시가총액은 145조원 규모로 시총 기준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에 이어 세계 4위다. 국내 게임기업들에 꾸준히 투자해 온 텐센트는 2012년에는 카카오에 720억원을 투자하며 2대 주주에 오르기도 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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