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정홍원 국무총리가 중국과 파키스탄에서의 실리외교를 마치고 16일(한국시간) 오후 귀국한다. 정 총리는 지난 9일부터 중국 하이난성과 충칭을 방문한 후 13일부터는 파키스탄의 수도 이슬라마바드를 방문, 총 7박8일의 일정을 통해 경제ㆍ통일ㆍ역사분야에서 각국과의 협력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정 총리는 10일(이하 현지시간)에는 보아오포럼이 열리고 있는 중국 하이난다오에서 리커창 중국 총리와 회담을 갖고 양국 정상이 합의한 사항들을 착실히 이행해 모든 영역에서 한ㆍ중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내실있게 심화시켜 나가기로 했다. 양국 총리는 북한 핵 불용과 한반도 평화안정에 대한 한ㆍ중 간 공동인식을 재확인하고, 앞으로도 양국 정부간 북한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을 위한 소통과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리커창 총리는 "북한의 핵개발을 단호히 반대한다"면서 북한 핵문제 관련 중국 측의 깊은 우려를 거듭 표시하고 "중국으로서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며 이 과정에서 한국과의 소통과 협조를 긴밀히 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보아오포럼 개막식 기조연설에서는 각국 참석자들에게 한국의 '경제혁신 3개년 계획'과 '통일대박론'을 소개했다.
이어 충칭을 방문한 정 총리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95주년 기념식'에 참석했으며 쑨정차이 충칭시 당서기를 접견한 자리에서는 철거될 위기에 놓인 광복군총사령부 건물의 '원위치ㆍ원형 복원'을 제안해 동의를 받아냈다.
한국 총리 최초로 파키스탄을 방문한 정 총리는 14일에는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나와즈 샤리프 총리와 만나 경제협력 강화방안을 논의했다. 정 총리는 파키스탄 인프라 건설과 초계함 사업 등에서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파키스탄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 샤리프 총리는 한·파키스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제안했고 정 총리는 "국내 절차가 있으므로 우선 민간 차원의 공동 연구부터 시작해서 앞으로 방안을 연구하자"고 말했다. 샤리프 총리는 회담 말미에 박근혜 대통령의 파키스탄 방문을 제안했으며 정 총리는 이에 대해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정 총리는 15일에는 맘눈 후사인 파키스탄 대통령과 면담을 갖고, 한국기업의 경제활동 및 교민들에 대한 지원을 당부하고 양국 협력증진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정 총리는 이 자리에서도 "두 나라가 상호보완적 경제 구조 및 견실한 협력 기반을 토대로 자원ㆍ인프라 등 미래 유망 분야의 지속적인 협력을 다지고 파키스탄 내 활동 중인 한국기업의 원활한 활동과 한국 교민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달라"고 말했다.
후사인 대통령도 "한국기업들이 파키스탄에 보다 활발하게 진출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파키스탄 대표단은 경제개발을 추진하기 위한 로드맵 작성에 한국의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해 주기를 요청했고, 이에 우리 대표단은 "파키스탄에 적합한 방안을 연구해보겠다"고 답했다.
한국과 파키스탄 양국은 공동위원회의 구성과 발족 등을 담은 '한·파키스탄 무역·투자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양국 간 무역투자 증진방안 모색하고 상품·서비스 교역 및 투자분야 협력제고 방안 등을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 총리회담에서는 교역 활성화를 위해 '한·파키스탄 FTA 민간 공동연구' 추진해 민간부분부터 연구를 해나가기로 했다.
한편, 정 총리는 현지교포와 기업인 대상 간담회를 잇달아 열어 이들을 격려하고 정부의 지원을 약속했다. 정 총리는 12일 충칭에서는 현지진출 기업관계자들과 오찬간담회를 열어 "서부대개발의 중심 지역인 이곳 충칭에 진출한 우리 기업의 활약을 기대한다"고 격려하면서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단기 이익만을 추구하지 않고, 지역의 사회·경제 발전에도 기여한다는 긍정적 이미지를 구축해 신뢰를 쌓아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중국 내 우리기업 진출을 위한 무역진흥기관인 코트라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선제적 지원을 위한 원스톱(one-stop) 서비스 제공체계를 구축해 나갈 것을 당부했다.
정 총리는 15일에는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한인단체 대표 등 약 100여명의 재외동포들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한국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모두 성공한 나라"임을 강조하며 "교민들의 노력과 공헌이 있었기에 한국이 발전할 수 있었고, 한국의 발전은 교민들의 자부심이자 자랑이 됐다"고 말했다. 이에 파키스탄 한인단체의 오성훈 대표는 "교민들은 큰 대한민국의 모습에 자부심을 가지고 생활한다"며, "정 총리의 파키스탄 최초 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말했다.
세종=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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